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10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영역 난이도 조절 실패와 관련해 책임을 지고 사임하면서, 그간 평가원장들이 낙마한 사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수능은 대입 전형의 결정적 변수로 수험생과 부모 등 국민의 커다란 관심을 받아왔고 수능 출제기관인 평가원의 수장은 항상 '바람 잘 날이 없는 자리'로 통해왔다.
1998년 평가원이 설립되고 나서 오 원장을 포함해 역대 원장 12명 중 3년 임기를 모두 채운 사례는 1대, 4대, 7대, 10대 등 네차례에 불과하다.
오 원장 사임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지난 4일 평가원이 2026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한 뒤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의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이 3.1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자 비판 여론이 제기됐다.
이에 교육부가 영어 난이도 실패의 원인과 조치·개선 사항을 전반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밝히는 등 교육 당국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평가원장의 사퇴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까지 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수능 영어가 어려워진 데 따른 입시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 오 원장의 사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전에도 여러 평가원장이 중도에 낙마했다.
오 원장의 전임인 이규민 전 원장은 2023년 6월 수능 모의평가의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논란에 휩싸여 사임했다.
평가원장이 수능 모의평가 결과로 사퇴하기는 처음이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교육부와 평가원이 수능에서 킬러문항을 배제하고 공교육 과정 안에서 문항을 출제하라는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후 취임한 중등교사 출신인 오 원장은 킬러문항을 철저히 배제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올해 어렵게 출제된 수능 영어에 결국 발목이 잡혔다.
이밖에 3대 이종승 원장, 5대 정강정 원장, 8대 김성훈 원장, 11대 강태중 원장은 모두 수능 출제 오류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또 2대 김성동 원장은 한국 근현대사 검정교과서 편향 기술 논란과 관련해 사퇴했고 6대 김성열 원장은 수능 출제 오류가 발생했지만, 성적 통보 전 이의신청 기간 바로 잡혔음에도 이듬해 임기를 3개월여 남기고 물러났다.
9대 김영수 원장의 경우 수능 출제 오류 7개월 만에 뒤늦게 사퇴했다.
평가원장들의 끊임없는 낙마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 교육계 인사는 "어떻게 보면 수능은 국가 차원의 거대한 이벤트인데 수능이 끝나면 평가원장이 출제 오류 등에 대해 책임지고 물러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평가원장에게 오롯이 책임이 있는지 의문인데 이제 이런 관행이 바뀌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연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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