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끈 채 샤워하는 이른바 ‘다크 샤워링’(Dark Showering)이 새로운 건강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어둠이나 약한 조명은 시각 자극을 줄여 신경계 안정을 돕고,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해 숙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불을 끄거나 조명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샤워하는 ‘다크 샤워링’이 현대인의 새로운 웰빙(Wellbeing) 루틴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이러한 샤워는 스트레스와 수면 장애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감각 디톡스’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다크 샤워링’이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선 “마음과 신체의 안정을 유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신과 의사인 대니얼 에이멘 박사는 “빛은 뇌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며 “밝은 빛과 푸른 빛은 코르티솔 수치를 높이고 멜라토닌 수치를 낮춰 신체가 깨어나도록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대로 어두운 환경에서는 뇌에 자극이 줄고 뇌가 처리해야 할 스트레스 신호가 줄어든다”며 “이렇게 되면 더 차분하고 안정된 기분을 느끼게 되고 휴식 모드로 들어가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불안이나 ADHD, 불면증을 겪는 사람들에게 특히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잠자리에 들기 전 조명을 어둡게 하거나 은은한 붉은색 조명을 사용하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다만 트라우마 경험이나 우울증이 있는 경우 완전한 어둠이 오히려 불안을 유발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그럴 땐 은은한 조명이나 잔잔한 음악, 익숙한 향기를 함께 활용해 심리적 안전감을 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다크 샤워링의 수면 효과를 직접 연구한 자료는 아직 없지만, 샤워라는 물리적 이완 효과에 빛 차단 등 환경 변화를 결합한 개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 몸은 낮 동안 시각 자극, 조명 밝기, 활동량 등에 의해 각성 상태를 유지한다. 저녁에 조명이 줄고 어둠이 다가오면, 생체 리듬이 수면으로 전환될 준비를 한다. 욕실이라는 일상적 공간에서 ‘빛 차단’을 통해 시각적 자극을 줄이고 심리적으로 ‘휴식 모드’로 전환하는 신호를 주는 것이다.
불면증은 많은 현대인들이 안고 있는 숙제다. 러시아 보건부 수면학센터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불면증에 시달리는 인구는 5명 중 1명꼴에 이른다.
한국인의 수면 부족 역시 심각한 상태다. 대한수면연구학회가 발표한 ‘2024 한국인의 수면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58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18%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7년 약 51만명이었다가 매년 8% 이상 증가해, 2021년 한 해 수면장애로 병원을 방문한 사람은 약 71만명에 이른다.
숙면을 위해선 되도록 취침·기상 시간을 규칙적으로 유지하고, 잠자리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컴퓨터·TV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는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고 뇌를 각성시키기 때문인데, 잠자리 들기 1시간 전에는 화면을 끄고 조명을 낮춰 몸이 ‘잠들 준비’를 할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또 커피, 에너지음료, 초콜릿 등에 포함된 카페인은 몸에서 최소 6시간 이상 머무르기 때문에, 늦은 오후엔 섭취를 치하는 것이 좋다.
평소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도 숙면에 도움을 준다. 다만 격렬한 운동은 오히려 각성 상태를 유발할 수 있어 자기 직전보다는 낮이나 오후에 하는 것이 좋다. 저녁에는 스트레칭이나 요가 등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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