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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점 3점포, 결승 3점포 연타석 홈런으로 쾅쾅’…이름 그대로 영웅이가 진짜 ‘영웅’으로 등극했다 [대구 PO 4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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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22 22:40:47 수정 : 2025-10-22 22:40:47
대구=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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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남정훈 기자] “5차전까지 가자”

 

이름 그대로였다. 삼성의 김영웅이 진짜 ‘영웅’으로 등극했다. 동점 3점포에 결승 3점포까지 연타석 홈런으로 달구벌을 지배했다. 삼성이 극적인 역전승으로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갔다.

2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한화 이글스 대 삼성 라이온즈 4차전. 7회 말 1사 1,2루 때 삼성 김영웅이 3점 홈런을 친 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은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PO 4차전에서 혼자서 3점 홈런포 두 방을 폭발시킨 김영웅의 영웅적인 활약을 앞세워 한화를 7-4로 꺾었다.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하는 데 성공한 삼성과 다 잡은 승리를 놓친 한화는 2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건 ‘건곤일척’의 승부를 펼친다.

 

전날 3차전에서 ‘대전 왕자’ 문동주의 구원 등판 4이닝 역투로 5-4 승리를 가져온 한화의 기세가 이날도 초반 이어졌다. 1회 1사 후 리베라토의 안타와 문현빈의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가 나오며 선취점에 성공했다.

사진=뉴스1

4차전 선발로 내정됐던 문동주를 당겨쓰느라 임시 선발에 나선 신인 정우주의 역투도 빛났다. 시속 150㎞ 초중반을 넘나드는 하이 패스트볼로 삼성 타자들의 헛스윙을 연신 유도해내며 삼성 토종 에이스 원태인과 대등하게 맞섰다.

 

한화가 1-0으로 앞선 채 투수전 양상으로 가던 경기는 5회 요동쳤다. 이날 선취 타점의 주인공 문현빈의 방망이가 또 한 번 번쩍했다. 2사 2,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문현빈은 볼카운트 2B-2S에서 원태인의 시속 148㎞짜리 포심 패스트볼이 가운데 높게 들어온 것을 그대로 잡아당겼고, 이 타구는 우중간 담장을 살짝 넘어갔다. 4-0.

 

이대로 한화가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이 성사되는 것 같았던 경기는 한화 벤치의 어설픈 투수 운영으로 인해 또 다시 요동쳤다. 경기 전 한화 김경문 감독은 “오늘 외국인 투수들도 불펜에서 대기한다”면서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경기에는 폰세, 와이스 기용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한화 이글스 대 삼성 라이온즈 4차전. 7 대 4 삼성의 승리로 경기가 끝난 후 한화 김서현을 비롯한 선수들이 무거운 표정으로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의외로 리드가 벌어지자 김경문 감독과 한화 벤치는 폰세나 와이스를 25일부터 잠실에서 시작되는 한국시리즈 1,2차전에 올리고 싶어서였을까. 6회에 황준서를 올리는 여유를 부렸고. 결국 이게 사달이 났다.

 

2년차 신예 황준서는 올라오자마자 김지찬에게 3루타, 김성윤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1,3루에 몰렸고, 구자욱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급해진 한화 벤치는 부랴부랴 마무리 김서현을 호출했다. 1차전에서 0.1이닝 2실점으로 무너졌던 김서현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기에 일찍 올리는 선택을 했지만, 이는 ‘최악의 수’가 됐다. 무사 1,2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김서현은 ‘홈런왕’ 디아즈는 땅볼로 처리했지만, 삼성 타선 중 타격감이 가장 좋았던 김영웅을 넘어서지 못했다. 0B-2S에서 던진 포심 패스트볼이 한 가운데 몰렸고, 김영웅에겐 좋은 먹잇감이 됐다. 힘껏 잡아당긴 타구는 그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며 4-4 동점이 됐다.

삼성 김영웅이 홈런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뉴스1
삼성 김영웅이 데일리MVP에 선정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미 폰세를 쓸 타이밍을 놓친 한화는 6회 김서현을 구원 등판한 한승혁을 7회에도 올렸다. 그러나 한승혁은 구자욱과 디아즈를 몸에 맞는 공과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에 몰렸다. 김영웅 앞에 또 한 번 주자 2명의 밥상이 차려진 것. 투수를 바꿔야할 타이밍이었지만, 한화 벤치는 그대로 한승혁을 밀어붙였고, 돌아온 결과는 또 하나의 쓰리런 홈런이라는 ‘철퇴’였다. 한승혁의 시속 145㎞짜리 포심 패스트볼이 밋밋하게 밀려들어온 것을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는 김영웅이 놓칠리 없었다. 김영웅이 퍼올린 타구는 아름다운 호를 그리며 달구벌 하늘로 날아가 우측담장을 훌쩍 넘겼다. 삼성의 7-4 역전. 이 한 방으로 이날 승부는 끝났다. 

사진=뉴스1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4-7로 패배한 한화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뉴스1

투수를 바꾸지 말아야 할 땐 바꾸고, 바꿔야 할 때는 바꾸지 않았던 한화 벤치와 달리 1승2패로 벼랑 끝에 몰린 삼성 벤치는 기민하게 움직였다. 원태인이 5이닝 4실점으로 물러난 이후 5차전 선발 예정이었던 외국인 투수 가라비토를 6회부터 올려 7회까지 2이닝을 삭제했고, 이호성과 마무리 김재윤을 올려 경기를 매조지했다. 4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는 당연히 4타수 3안타(2홈런) 6타점의 김영웅 차지였다. 

 

경기 뒤 승장인 삼성의 박진만 감독은 “김영웅 선수가 쓰러져가는 우리 팀을 일으켜세웠다. 오늘 같은 짜릿함은 지도자하면서 처음 느껴본 것 같다. 기술적으로도, 멘탈적으로도 김영웅은 최고의 선수다”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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