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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꼴불견 행태로 국정감사 품격 떨어뜨리는 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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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22 22:48:45 수정 : 2025-10-22 22:4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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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과 막말, 자극적 언사만 난무
최민희·최혁진 논란 양산해 눈총
이런 식이면 국감 무용론 커질 것

이재명정부 첫 국정감사에서 상대를 악마화하는 정치 공방과 저질 막말, 지지층의 눈길을 끌려는 자극적 행태만 난무하고 있다. 입법부의 행정부 감시라는 본연의 국감 취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여당도 국감장에서는 정부가 잘못한 부분을 지적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대다수 상임위 위원장 자리를 꿰찬 집권 여당이 앞장서 국감을 파행으로 몰아가니 개탄스럽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그제 MBC 국감에서 보도본부장을 질책한 뒤 퇴장시키는 상식 밖의 조치를 취했다. 자신의 발언이 포함된 리포트가 중립적인지를 따져 묻는 최 위원장에게 “개별 보도 사안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답변했다는 이유에서다. MBC 측은 “부적절함을 넘어 언론의 자유에 대한 위협으로 비칠 수 있다”며 “방송관계법을 총괄하는 소관 상임위원장으로서 권한을 남용한 행동”이라는 성명을 냈다. 이번 일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개혁 방안이 언론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친여 성향 방송의 보도본부장도 쫓겨나는데 여권에 비판적인 매체는 어떤 대우를 받겠나. 최 위원장은 국감 기간 국회 경내에서 치러진 딸의 결혼식이 문제가 되자 ‘양자역학을 공부하느라 딸 결혼식에 신경을 못 썼다’는 취지의 황당한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친여 무소속 최혁진 의원은 연일 돌출 행동으로 국감장을 희화화하고 있다. 어제는 질의 중인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 쪽으로 이동해 주 의원을 빤히 쳐다보는 행동을 반복했다. 주 의원이 “뭐 하시는 거예요”라고 묻자 최 의원은 “뭘 뭐해요. 열심히 경청했지”라고 했다. 초등학생도 그런 유치한 행동은 안 한다. 최 의원이 도발한 소동 끝에 국감은 파행했는데 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은 두 의원을 모두 퇴장시켰다. 앞서 최 의원은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언니가 김건희씨 모친에게 내연남을 소개해줬다는 주장을 폈다. “나 의원은 언니가 없다”고 하는데도 막무가내였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얼굴과 일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초상화를 합성한 사진도 최 의원 작품이다.

과거 국감에서는 야당 의원보다 더 매섭게 정부의 실정을 질책하고 잘못된 국정을 바로잡으려는 여당 의원들이 있었다. 야당 의원들도 대안 없이 정부만 공격하지는 않았다. 국감을 통해 지명도를 높이고 정치적 체급을 높인 의원들도 많았다. 지금은 여야 할 것 없이 지지층만 의식하니 국민 눈에는 꼴불견이다. 계속 이런 식이면 국감 무용론이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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