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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없는 삶 속 일상의 따뜻한 매력 느꼈죠”

입력 : 2025-10-20 08:01:00 수정 : 2025-10-20 08:05:03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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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백번의 추억’ 주역 허남준·신예은

두 여인에 사랑받는 소년役 허남준
성숙해지는 과정 낯선 감정 휘말려
어른이 돼서도 순수함 보이려 노력
나와 다른 모습·매력 발산 더욱 매진

버스 안내양 종희역 맡은 신예은
한 남자 두고 우정이 흐트러졌지만
7년 만에 재회한 친구 지키려 온힘
완성형 배우 향해 연기력 갈고닦아
지난 19일 종영한 주말드라마 JTBC ‘백번의 추억’은 3.3%라는 비교적 소소한 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로 출발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입소문을 탔고, 마지막엔 시청률 7.5%까지 올랐다. 드라마는 요즘 각광받는 장르물도 아니고, 자극적인 ‘막장극’도 아니다. 1980년대 버스 안내양들의 우정과 사랑을 전면에 내세운, 잔잔한 드라마다. 버스 안내양 영례와 종희가 주인공이며, 이들이 사랑하는 한 남자(재필)에 대한 이야기다.

 

출연진은 김다미와 신예은(종희 역), 허남준(재필 역). 이들의 인지도는 고현정(SBS ‘사마귀 : 살인자의 외출’)이나 이영애(KBS2 ‘은수 좋은 날’) 등 동시간 경쟁 드라마 출연진의 명성이 비할 바가 못 됐다.

그럼에도 ‘백번의 추억’은 높은 시청률로 선방했다.

종영에 앞서 만난 허남준과 신예은은 이러한 인기에 대해 ‘따뜻함’과 ‘일상’을 언급했다.

JTBC ‘백번의 추억’에서 주인공 종희와 재필을 연기한 신예은과 허남준은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따뜻하게 담아내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앤피오·에이치솔리드

“‘백번의 추억’에는 따뜻함이 있어요. 긴장 속에서 부단히 노력해야 하고 달려가야 하는 삶인데 ‘따뜻함’ 덕분에 나를 무장 해제시키는, 안정감을 주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 ‘따뜻함’을 사람들이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탁’하고 느낌을 주는 ‘킥’(특징)이 없지만, 고요한 가운데 산뜻함과 유머러스함이 있어요. 그런 것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적절히 잘 섞여 있죠.”(허남준)

신예은 역시 “드라마에 나오는 이야기와 상황, 관계 등이 작은 것일지라도 시청자들이 자신의 일상에 있는 것처럼 받아들이고 즐거워해주는 것 같다”며 “그러한 작은 것들이 ‘백번의 추억’이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배우는 ‘백번의 추억’이 우정과 사랑을 소소하지만 부담되지 않게 그린 점을 인기 비결로 꼽았다. 특히 두 여인(영례·종희)의 사랑을 동시에 받은 재필에 대해 허남준은 “아직 여물지 못한 소년인데도 소년처럼 살 수 없는 삶을 살던 재필이 성숙해지는 과정에서 두 여자를 만났다”며 “우정인지 사랑인지 알 수 없는 자기한테는 너무 낯선 감정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계속 보고 싶은 종희에게 끌렸고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도 모르게 결이 잘 맞고 편한 영례를 좋아한 것 같다”며 “나이를 먹었음에도 그런 인간적이면서 순순한 면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재필을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사랑(재필)과 우정(영례)을 동시에 표현해야 했던 종희에 대해 신예은은 “한 남자를 두고 누가 꿰찰 것인가라기보다 7년 동안 숨어지내면서 외로움을 느낀 종희한테는 다시 찾아온 사람(영례)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을 것”이라며 “재필을 통해 영례와의 우정이 흐트러지기는 했지만, 그것 또한 우정의 한 모양일 뿐 영례와의 우정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종희와 영례는 시기하고 질투하는 가운데 어쩔 수 없이 서로 사랑하고 우정을 나누면서 성장하는 사이”라고 덧붙였다.

허남준과 신예은은 1980년대 소년과 소녀에서 성인이 될 때까지 시대와 인물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시청자들도 “부모님 세대의 사랑은 세 사람 같았을 것”이라며 이들의 연기를 호평했다.

허남준은 “한 번도 연기가 쉬운 적이 없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며 “순수함을 드러내는 게 어려웠다”고 하소연했다. 신예은도 “엄청 불안하고 ‘이 인물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지’라는 고민과 생각이 많다. 매번 스스로를 깎고 다듬고 갈고 있다”며 “요즘에는 내가 확신을 가지고 선택한 모습과 표현으로 나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백번의 추억’을 통해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며 다음 작품을 통해서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허남준은 “오랫동안 연기하는 게 제일 큰 꿈이고 나이에 걸맞은 순수하거나 사랑스러운 모습을, 나이를 먹으면 조금 더 농익고 성숙한 모습을 연기하고 싶다”며 “아직 보여줄 게 많다고 생각해 이런저런 도전을 하다가 내가 생각하는 나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과정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예은은 “내가 가진 본연의 사랑스러움을 다 표현할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같은 작품이나, 냉랭해 보이는 얼굴 표정을 잘 활용한 진한 장르물을 해보고 싶다”며 “제 시도와 고민이 모두 발휘되지 않거나 생각과 어긋나게 표현이 될 수도 있지만 계속 두드리면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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