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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 “물가안정목표제, 정치적 압력 벗어나는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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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19 07:04:32 수정 : 2025-09-19 10:56:57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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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현지시간) “물가안정목표제가 정치적 압력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좋은 도구”라고 평가했다. 미국 중앙은행이 정치권의 금리 인하 압박을 받는 것 등을 의식한 언급으로 해석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소재 국제통화기금(IMF)본부에서 '한국의 통합정책체계(IPF) 여정: 실효하한금리(ELB) 시대의 도전과 대응'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뉴스1

이 총재는 이날 워싱턴의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한 특별 강연 이후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와의 대담에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전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점을 거론한 뒤 이같이 말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목표치(현재 2.0%)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수단으로 기준금리를 조절하는 물가안정목표제를 운용하고 있다. 이 총재는 물가안정목표제를 명분으로 “뭔가 해달라는 (정치권력의) 요구가 있을 때마다 나는 ‘그건 내 임무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고, 그 덕분에 중앙은행은 보다 장기적인 관점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센 금리 인하 압박을 받아왔다.

 

이 총재는 “파월 의장이 어제 한 연설을 보면서 우리 (한국의) 인플레이션이 2%라는 점이 아주 기뻤다”며 “(중앙은행 총재로서) 나의 책무는 달성한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뒤 기자회견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고,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은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며 여전히 목표치를 웃도는 물가 상승률에도 고용 시장의 둔화 위험을 고려해 금리를 인하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총재는 비은행 금융기관들의 팽창과 높은 가계부채 비율 등을 이유로 한은의 기준금리를 ‘중립 수준’보다 다소 높게 유지할 방침도 거듭 밝혔다. 이 총재는 “비은행 예금 취급 기관들이 빠르게 성장했고, 이제는 한국 금융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며 “그런데 이 부문(비은행)은 규제가 덜 엄격하다. 그래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복력이 강하고 견고한 금융 부문을 가진 대규모 경제와 달리, 한국같은 나라에선 금융 안정이 매우 핵심적 이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약간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 총재를 “열정적인 골퍼”로 소개하면서 통화정책을 골프에 빗대 “여러 개의 클럽을 사용하게 되는데, 성공적인 (플레이를) 하려면 올바른 클럽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IMF가 내 골프 가방에 많은 클럽을 담아줘서 지금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화답했다. 그는 한은 총재로 취임하기 전까지 8년 동안 IMF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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