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크림, 트러블 연고…기능성 제품 인기 ↑
전문가 “K-약국, 관광 상품으로 확장성 충분”
글로벌 관광 트렌드가 다시 한국으로 쏠리고 있다.
다만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명동, 홍대, 강남에 위치한 약국들이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단순한 처방약이나 감기약 때문이 아니다. ‘연어 크림’, ‘트러블 연고’, ‘기능성 코스메틱’ 등 이른바 약국 전용 뷰티템을 사기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
◆외국인 쇼핑 루트가 바뀌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다무(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로 대표되던 외국인 쇼핑 코스가 바뀌고 있다.
한국의 헬스&뷰티 쇼핑 메카였던 올리브영에서 벗어나 약국이 새로운 쇼핑 목적지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일시적 유행이 아니다. 의약품 중심이었던 약국이 이제는 뷰티·건강 제품까지 아우르는 체험형 콘텐츠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특히 주목하는 제품군은 재생 크림, 트러블 케어 연고 등 ‘기능성 뷰티 제품’이다.
그중에서도 ‘연어 주사 크림’으로 불리는 ‘리쥬올 크림’은 단연 인기다. 피부 재생 효과로 입소문을 타면서 국내 소비자는 물론 외국인 사이에서도 ‘약국 필수템’으로 통한다.
이처럼 화장품(Cosmetic)과 의약품(Pharmaceutical)이 결합된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 제품에 대한 수요는 글로벌 관광객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민감성 피부, 트러블, 시술 후 회복 등에 관심 있는 소비자에게는 약국 화장품이 신뢰성과 효능 면에서 차별화된 대안이 되고 있다.
◆‘K-약국 투어’ 상품도 등장…예약률 급증
이러한 수요를 반영해 인바운드 관광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은 최근 ‘K-약국 카테고리’ 상품을 정식 출시했다.
서울과 부산의 주요 상권 내 약국들을 관광 코스로 엮어, 약사의 상담을 통해 기능성 뷰티 및 헬스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는 강남, 홍대, 명동 등 9개 약국이 참여 중이다. 내년 1월까지 2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다국어 안내와 외국어 응대 인력도 배치해 외국인 관광객의 접근성과 만족도를 끌어올렸다.
관광객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크리에이트립에 따르면 상품 출시 이후 예약 건수는 1주 만에 44% 증가했다. 특히 싱가포르(121%), 홍콩(96%), 대만(9%) 등 아시아권 소비자들의 반응이 두드러졌다.
최근엔 미국, 유럽 관광객까지 참여하며 전 세계로 수요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 “K-약국, 일시적 유행 아닌 구조적 변화”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소비 트렌드의 일시적 이동이 아니라 쇼핑 콘텐츠 자체의 구조적 전환이라고 분석한다.
한 관광산업 전문가는 “외국인들의 소비 패턴이 전통적인 대형 쇼핑몰이나 프랜차이즈 매장 중심에서 헬스·뷰티 중심의 ‘테마형 쇼핑’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약국이 더 이상 병원 주변의 보조시설이 아닌 ‘신뢰 기반 쇼핑 공간’으로 재정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K-뷰티의 글로벌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의료와 뷰티의 접점에 있는 K-약국이 차별화된 매력 포인트로 부각되고 있다”며, “한국만의 전문성과 안전성, 체험형 콘텐츠가 결합된 상품은 글로벌 헬스&뷰티 트렌드와 맞물려 큰 성장 잠재력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K-약국’ 열풍은 오프라인을 넘어 디지털 공간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서 ‘약국 브이로그’, ‘약사 추천템’, ‘약국 필수 쇼핑리스트’ 등의 콘텐츠가 외국인을 중심으로 공유되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약사의 전문 상담 + 현장 체험 + SNS 콘텐츠 공유까지 이어지는 이 구조는 약국이 단순한 상점에서 ‘체험형 콘텐츠 플랫폼’으로 진화 중임을 보여준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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