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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도 ‘한 잔’ 즐긴다…매일 맥주 한 캔 분량 알코올 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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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18 14:57:09 수정 : 2025-09-18 14:5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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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침팬지들이 자연 발효된 과일을 통해 매일 맥주 한 잔에 해당하는 알코올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 버클리)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를 통해 "야생 침팬지가 하루 평균 약 14g의 순수 에탄올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맥주 한 잔(355㎖, 알코올 도수 5%)에 해당하는 양이다.

침팬지들이 즐겨 먹는 열대·아열대 과일은 자연스럽게 발효 과정을 거친다. 과일의 당분이 효모에 의해 분해되면서 소량의 알코올이 생성되는 것이다.

 

연구진은 우간다 키발레 국립공원과 코트디부아르 타이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침팬지들이 주워 먹는 과일을 직접 채집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무화과·자두 등 침팬지 식단의 핵심 과일에는 평균 0.31~0.32% 수준의 에탄올이 포함돼 있었다. 침팬지 한 마리가 하루에 약 4.5㎏의 과일을 섭취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루 알코올 섭취량은 약 14g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로버트 더들리 UC 버클리 생물학과 교수는 "침팬지들은 하루에 체중의 5~10%에 달하는 잘 익은 과일을 먹기 때문에, 비록 알코올 농도가 낮더라도 하루 총 섭취량은 상당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더들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취한 원숭이'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이 가설은 인간의 음주 습관이 에너지가 풍부한 발효 과일을 섭취해왔던 영장류 조상의 식습관에서 비롯됐다는 내용이다.

 

침팬지의 음주 습성을 포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에는 서아프리카 기니의 한 마을에서 침팬지들이 야자수 수액이 자연 발효된 것을 반복적으로 마시는 장면이 관찰됐다. 일부 침팬지는 아침 7시부터 음주를 시작해 밤에 멈추는 등 일정한 패턴을 보이기도 했다.

 

침팬지만 그런 게 아니다. 지난해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동물계 전반에 걸쳐 알코올 섭취가 흔한 것으로 나타났다. 슬로우 로리스 원숭이는 독한 알코올 음료도 마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흥미롭게도 침팬지들은 이처럼 하루 약 4.5㎏의 발효된 과일 섭취를 통해 일정량의 알코올을 섭취하면서도 인간처럼 얼굴이 붉어지거나 비틀거리는 등 뚜렷한 취기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 더들리 교수는 "침팬지들이 실제로 알코올 효과를 느끼려면 배가 터질 정도로 과일을 먹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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