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필모가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깊은 그리움과 존경을 전했다.
지난 15일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절친토큐멘터리 4인용 식탁’에는 데뷔 27년 차 배우인 이필모가 절친인 이종혁, 김민교와 함께 집에서 담소를 나누며 가족과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놓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이필모는 “제가 가장 못하는 게 돈 관리다. 예전에 방배동에 집이 있었는데, 어머니가 옆으로 또 불리셨다. 지금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것도 다 어머니 덕분”이라고 말했다. 평생을 절약하며 살아온 어머니의 현명한 재테크 덕분에 경제적 안정을 누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아버지에 대해 “거의 한량처럼 사셨다”며 “아버지는 평생 돈을 벌지 않으셨다”고 회상했다. 반면, 어머니는 극진한 절약 생활을 이어가며, 배우 생활 중 받은 출연료가 일정 금액을 넘으면 항상 어머니께 드렸다고 밝혔다. “연기해서 출연료를 받으면 얼마는 내가 쓰고, 천만 원이 넘으면 어머니께 드렸다. 그렇게 20년을 드렸다”고 덧붙였다.
이필모는 어머니가 그 돈으로 똑똑한 투자를 시작해 결국 건물까지 보유하게 된 일화를 소개하며, “전화가 와서 ‘연기 중’이라고 하면 ‘빨리 와서 도장 찍어’ 하셨다. 가보면 그게 건물이 돼 있었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통찰력과 혜안은 그의 인생 전반에 큰 힘이 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필모의 어머니는 2023년 3월 뇌경색으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그가 가장 힘들었던 점은 아버지에게 어머니의 부고를 전하지 못한 사실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필모는 “어머니가 입원하신 후 4일 만에 아버지도 병원에 입원하셨고 3개월 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며 “아버지는 청력도 좋지 않고 기억력도 약해지셔서 어머니의 부고를 어떻게 전해야 할지 많이 고민했지만 결국 지금까지도 말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아버지도 어렴풋이 느끼고 계실 것 같다. 어머니에 대해 아무것도 묻지 않으신다. 돌아가신 지 2년이 됐는데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가끔은 ‘혹시 어머니를 잊으신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솔직한 마음을 내비쳤다.
이를 듣던 박경림은 “아버지가 일부러 안 물으시는 게 아니라, 당신이 이걸 물으셔서 어머니의 죽음이 확실해지는 게 싫으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또한 이필모는 어머니와의 추억도 함께 전했다. 그는 제주도 여행 중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소녀처럼 기뻐했던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때의 기억을 간직한 채 지난해 서귀포의 11코스 100km를 홀로 걸으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에 잠겼다”고 털어놔 먹먹함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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