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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월도 삼성 디아즈를 막을 수 없었다…‘전반기 29홈런’의 디아즈, 홈런 더비-비거리까지 싹쓸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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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12 00:01:20 수정 : 2025-07-12 00:04:22
대전=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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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홈런 부문 1위다운 퍼포먼스였다. 삼성의 외인 좌타 거포 르윈 디아즈가 홈런 더비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 홈런에 관한한 최고의 선수임을 증명했다.

 

디아즈는 1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올스타전 홈런더비에서 예선에서 11홈런으로 전체 1위 성적으로 결승에 진출한 뒤 결승에서도 8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7홈런의 박동원(LG)을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디아즈에게는 상금 500만원과 갤럭시S25 울트라가 주어졌다. 디아즈는 예선에서 비거리 135.7m의 홈런을 때려내 비거리상까지 수상하며 LG 스탠바이미2도 거머쥐었다.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 삼성 선수가 우승한 건 2013년 이승엽 이후 처음이다. 홈런 더비 우승과 최장거리 상을 모두 석권한 건 2023년 채은성(한화) 이후 2년 만이다.

 

11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올스타 프라이데이' 컴투스프로야구 홈런 더비에서 우승을 차지한 삼성 디아즈가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준우승한 박동원에겐 트로피와 상금 100만원이 돌아갔다.

 

올해 올스타전 홈런더비는 시간제와 아웃제가 결합된 방식으로 진행됐다. 제한시간 2분 동안 공 개수에 상관없이 타격을 해 홈런 개수를 센 뒤 제한 시간 2분이 지나면 예선은 2아웃, 결승은 3아웃이 주어졌다.

 

이날 홈런 더비에는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500홈런 고지를 점령한 SSG의 최정이 오른쪽 햄스트링에 다소 불편감을 느껴 불참했다. 디아즈와 박동원을 비롯해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과 이주형, kt wiz 안현민, NC 다이노스 김형준, 한화 이글스 문현빈 등 총 7명이 경쟁했다.

 

여섯 번째 타자로 나선 디아즈는 예선에서만 11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전체 1위에 올랐다. 박동원이 9개를 쏘아올려 2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송성문은 7개, 문현빈과 이주형은 6개, 김형준은 4개를 때려냈다. 올 시즌 전반기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KT의 안현민은 큰 기대를 모았으나 4개에 그치며 김형준과 공동 최하위에 머물렀다.

 

11일 대전 중구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올스타 프라이데이 홈런더비 결승에서 삼성 디아즈가 타격하고 있다. 뉴시스

디아즈와 박동원의 결승. 홈런 치는 능력 자체는 디아즈가 우세이지만, 한화생명볼파크에는 ‘몬스터월’이라는 변수가 있어 좌타자인 디아즈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우타자인 박동원은 홈런 생산 능력은 뒤져도 우타자라는 이점이 있었다.

 

먼저 타격에 나선 박동원은 제한 시간 2분 동안 7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그러나 3아웃이 주어지는 아웃카운트 승부에서는 홈런을 하나도 추가하지 못했다.

 

디아즈는 결승에서 초반에 좀처럼 홈런을 때려내지 못했다. 선수 출신인 삼성 운영팀의 이우일 매니저가 던져주는 공을 힘껏 때렸지만, 담장을 넘기지 못했다. 8m 높이의 우측 담장에서 설치된 몬스터월에 맞고 홈런이 되지 못하는 타구도 3~4개가 나왔다. 꽤 시간이 흐른 뒤에야 첫 홈런이 나왔다. 첫 홈런이 나오자 디아즈는 몰아치기 시작했다. 첫 홈런 이후 스윙 세 번에 홈런 3개를 쏟아냈다. 50여 초를 남기 상황에서 타임을 요청한 디아즈는 음료를 마시고 호흡을 가다듬었고, 이후 추가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다.

 

11일 대전 중구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올스타 프라이데이 홈런더비 결승에서 삼성 디아즈가 타격하고 있다. 뉴시스
11일 대전 중구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올스타 프라이데이 홈런더비 결승에서 삼성 디아즈가 타격하고 있다. 뉴시스

이제 남은 건 아웃카운트 3개. 홈런 4개를 때려야만 우승할 수 있는 상황. 디아즈는 집중력을 한껏 더 끌어올렸다. 첫 스윙으로 홈런을 때렸고, 두 번째 스윙, 세 번째 스윙으로 모두 홈런 타구를 만들었다. 아웃카운트 없이 7-7 동점을 만든 디아즈는 네 번째, 다섯 번쨰 스윙에서 홈런을 기록하지 못해 2아웃에 몰렸다. 승부가 연장전으로 향하나 싶었던 찰나, 디아즈는 마지막 스윙으로 타구를 우측 담장 밖으로 날리며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 시즌 삼성의 대체 외인으로 KBO리그에 입성한 디아즈는 올 시즌 삼성 타선을 이끌고 있다. 전반기에만 29홈런을 때려내며 2위 패트릭 위즈덤(KIA 타이거즈), 오스틴 딘(LG·이상 20개)을 큰 차이로 벌리며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11일 대전 중구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올스타 프라이데이 홈런더비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한 삼성 디아즈가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1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디아즈가 홈런 레이스에서 우승하자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뉴스1

우승 이후 인터뷰에 임한 디아즈는 “내 생애 첫 홈런 더비다. 항상 거절을 했었는데, 이번 첫 출전에 우승을 차지해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원래 디아즈의 배팅볼은 팀 동료인 포수 강민호가 던져주기로 되어있었으나 올스타전 출전을 위해 오는 길에 이우일 매니저로 바뀌었다. 디아즈는 “홈런 더비 참가가 확정됐을 때 강민호가 던져준다고 했는데, 급하게 바뀌었다. 그러나 이우일 매니저가 가끔 배팅볼을 던져주기 때문에 그렇게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면서 “상금은 아내가 갖기로 했다. 아내가 쇼핑을 하던가 잘 쓸 것 같다”며 웃었다. 삼성 라이온즈 관계자는 “원래 매니저가 던지기로 되어있었다. 강민호가 던진다고 한 것은 우스갯소리였다”고 해명했다.

 

좌타자기 때문에 우측 담장에 설치된 몬스터월이 부담되지 않았을까. 디아즈는 “올스타전이 대전에서 열린다는 것을 알았을 때, 홈런 더비에 나갈 것 같은데 몬스터월이 걱정됐다. 평소에 공을 띄우는 데 그리 자신있는 스타일이 아니다. 연습도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때리는 데 주력한다. 그저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몬스터월에 타구가 3~4개 걸렸을 때 ‘제발 좀 공아, 더 띄워져라’라고 주문을 걸었던 갓 같다”라고 덧붙였다.

 

11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올스타 프라이데이' 컴투스프로야구 홈런 더비에서 우승을 확정한 삼성 디아즈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웃카운트 3개를 남겨놓고 4개를 때려 역전승을 거둔 것에 대해 묻자 “아웃카운트를 세는 방식에서는 내가 원하는 공만 때릴 수 있어 조급함을 버릴 수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공만 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본인 외에 우승자로 예상한 선수를 묻자 디아즈는 “안현민이 우승할 것으로 생각했다. 워낙 힘이 좋다보니. 내년에 출전한다면 조급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을 보냈다.

 

전반기에만 29홈런을 때려낸 디아즈. 올 시즌이 끝났을 때 몇 개의 홈런을 기록하게 될까. 디아즈의 예상을 묻자 그는 “숫자는 정해놓지 않았다. 건강하게 모든 경기에 출전해 팀 승리에만 집중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대전=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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