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의 이중 압력에 갇혀 7월 이른 시기에도 푹푹 찌는 ‘가마솥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 곳곳에 폭염 특보가 발효되고, 밤에도 기온이 25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가 지속됐다. 이 때문에 온열질환자 수가 집계 이후 가장 빠르게 늘었다.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등 주의가 요구된다.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가 가동된 지난 5월15일부터 이번 달 9일까지 온열질환자가 누적 1357명이 발생했다. 이 중 9명이 사망했다.

특히 지난 8일 하루에만 온열질환자가 254명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 시작 이래 역대 최고 기록이다. 이전까지는 ‘최악의 더위’로 기록되는 2018년 8월2일 250명이 가장 많았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 질환으로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다.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 증상을 보이며 방치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올해에만 작업장과 논밭 등에서 고령층이 벌써 다수 사망했다.
온열질환을 예방하고 대처하기 위하기 위해 각별한 건강관리와 예방법 숙지가 필요하다. 특히 야외근로자 및 어르신 등 폭염 취약집단은 더 주의가 요구된다.
폭염의 가장 좋은 예방법은 ‘외출을 삼가는 것’이다. 올해 온열질환자 발생 장소는 대부분 실외(81.1%)였다. 기본적으로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기온이 가장 높아 외출을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 실내에서도 적정 온도를 유지하며 환기를 수시로 하는 것이 좋다.

불가피하게 외출할 경우에는 밝고 헐렁한 옷을 입고 햇빛을 피할 수 있도록 챙이 넓은 모자나 양산을 쓰는 게 도움된다. 열대야에는 실내 온도·습도를 관리하고 수면 전 샤워 등 숙면을 돕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규칙적으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15~20분 간격으로 물을 마셔야 탈수를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야외 활동 시간이 긴 야외근로자의 경우 수분과 함께 염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 주기적으로 그늘에서 휴식을 취해야 하며, ‘쿨조끼’ 등 신체를 차갑게 유지할 수 있는 것을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전국 곳곳의 주민센터, 경로당, 은행 등에서 운영 중인 ‘무더위 쉼터’를 활용해 더위를 피하는 것도 방법이다. 전국 각 지자체와 시중 은행 영업점은 무더위 쉼터를 개방해 거래 및 이용 여부와 무관하게 냉방시설을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온열질환이 발생했을 때도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만약 주변에서 온열질환이 의심되는 사람이 발생했을 경우 즉시 그늘이나 시원한 장소로 옮긴 뒤 옷을 느슨하게 풀고 체온을 낮춰야 한다. 찬물이나 얼음팩 등으로 목, 겨드랑이 등 주요 혈관 부위를 집중적으로 식히는 것이 좋다.
질병청은 “농어민과 야외 작업 종사자는 고온 환경에서의 장시간 활동을 피하고 충분한 물을 마시며, 휴식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열대야 때는 실내 온도·습도 관리, 수면 전 샤워 등 숙면을 돕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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