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소비자물가 지수 116.31
가공식품 4.6%↑ 19개월래 최고
수산물 가격은 7.4% 대폭 상승
농산물은 -1.8%… 과일 낙폭 커
한은 “美 관세정책 등 불확실성”
정부, 여름배추 등 수급안정 추진
진정되는가 싶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 달 만에 다시 2%대로 올라섰다. 누적된 식품 가격 인상분과 농축수산물 기저효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 등이 이번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7월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미국의 관세정책과 중동정세, 여름 기상여건 등 여러 변수가 있어 낙관하기는 어렵다.

◆6월 소비자물가 2%대 복귀
2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16.31(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올랐다. 지난달 1.9%를 기록하며 2%선 아래로 떨어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 달 만에 다시 반등한 것이다.
품목별로 가공식품이 전년 동월 대비 4.6% 올랐다. 이는 2023년 11월(5.1%) 이후 19개월 만에 최고치다. 커피(12.4%)와 햄 및 베이컨(8.1%), 빵(6.4%) 등이 많이 상승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던 라면 가격은 지난해보다 6.9% 올랐다. 2023년 9월(7.2%)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불안한 중동정세의 영향으로 석유류도 0.3% 올랐다. 수산물 가격은 7.4% 대폭 상승해 2023년 3월(7.4%)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고등어(16.1%), 조기(10.6%), 오징어(6.3%)도 상승폭이 컸다. 바다 수온이 높아지면서 어획량 급감으로 수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

축산물은 4.3% 오르며 상승폭이 둔화했다. 계란 물가는 산지가격 영향으로 6.0% 올라 상승세가 계속됐다.
반면 농산물은 지난해보다 1.8% 하락했다. 특히 과일 가격이 큰 폭(-7.4%)으로 떨어졌는데 이는 과일 가격이 급등했던 지난해의 기저효과 탓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0% 올랐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2.5%를 기록했다.
◆“미국 관세 등 변수 많아… 대책 추진할 것”
이날 열린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7월에는 국제유가와 환율 안정세가 이어질 경우 소비자물가 오름폭이 축소될 것”이라면서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 근방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되나, 미국의 관세정책, 중동정세, 여름철 기상여건 등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혔다.
정부는 체감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이형일 기재부 장관 직무대행은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물가 안정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여름배추 수급 안정을 위해 추석 전까지 정부 가용물량 전량인 3만6000t(톤)을 시장에 내보낸다. 또 사과와 배 정부 가용 물량도 각각 1만2000t, 4000t으로 확대한다. 가격이 오르고 있는 감자는 1000t 분량의 계약재배를 추진하고, 김 수요량을 맞추기 위해 물김 양식장 면적을 1000헥타르(㏊) 늘린다는 계획이다.
태국산 닭고기는 7월 말, 브라질산 닭고기는 8월 중순부터 국내로 유입될 예정이다.
이 대행은 “지난달 16일 물가대책 후속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하고,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포함된 물가 안정 관련 사업을 추경안 국회 통과 즉시 신속히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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