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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부품 강국… 韓, 美·中 이어 ‘휴머노이드 3대 시장’ 부상”

입력 : 2025-07-01 06:00:00 수정 : 2025-06-30 21: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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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기관 옴디아 분석

로봇 손·액추에이터 기술력 탁월
완제품보다 장치·부품서 경쟁력

기술력 美·저가생산 中 시장 틈새
韓, 정밀성·가격 경쟁력 모두 갖춰
글로벌 시장 중간지대 선점 전망

산·학·연 ‘K휴머노이드 연합’ 강점
1조원 투자 로봇 두뇌 개발도 나서

전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을 거대 자본을 앞세운 미국 빅테크들과 중국 기업들이 양분한 가운데, 한국도 미·중과 함께 향후 산업을 주도할 3대 주요 시장이 될 것이라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 로봇 손이나 액추에이터 등 휴머노이드 핵심 부품 분야에서 갖춘 높은 경쟁력이 도약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최근 발간한 기술 분석 리포트 ‘휴머노이드 로봇 및 체화 지능’에서 “한국은 미국, 중국과 함께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3대 주요 시장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보티즈의 작업형 세미 휴머노이드 'AI 워커' 모습. 로보티즈 제공

리포트는 “한국 기업이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기술 분야에 기여를 하고 있다”며 한국의 로봇 완제품 제조 능력보단 장치, 부품 기술력에 주목했다. 현재 글로벌 로봇 부품 생태계는 정교한 기술력을 갖춘 미국·유럽과 저가 대량 생산의 중국으로 이원화돼 있는데, 한국이 정밀성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갖춰 중간 지대를 파고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최초 인간형 로봇 ‘휴보’를 개발한 오준호 삼성전자 미래로봇추진단장은 지난 2월 한 강연에서 한국, 미국, 중국의 부품 기술력을 수치화해 비교한 결과 한국의 기술력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로봇 핵심 구동장치인 액추에이터의 경우 ‘고기능·고정밀 액추에이터(구동장치)’는 미국을 100으로 봤을 때 한국이 90, 중국이 80이었고 ‘고강성 외형 및 내부 설계’ 또한 한국(85)이 중국(70)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오 단장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액추에이터를 만들 줄 알아야 한다”며 “모터, 감속기, 드라이버 등 핵심 부품 기술을 내재화하지 않으면 최적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부품 기술력이 곧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뜻이다.

 

국내에서 기술 내재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로보티즈가 꼽힌다. 액추에이터, 감속기에서 원천기술을 보유해 미국의 테슬라와 구글, 중국의 유니트리 등 선도 기업에 부품을 공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보티즈는 최근엔 원천기술을 토대로 양팔 구조에 바퀴로 이동하는 작업형 세미 휴머노이드 ‘AI 워커’를 공개하며 국산 기술 기반의 양산형 휴머노이드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리포트는 국내 업체 중 로봇 그리퍼(손) 전문기업 테솔로에 주목했다. 테솔로는 이달 중순 6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라운드 투자를 유치한 초기 스타트업이지만, 현재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 등을 대상으로 솔루션을 제공 중이다. 로봇 손은 부품을 넘어 독립적인 장치로 인정받을 정도로 휴머노이드 로봇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분야로, 국내에선 테솔로를 비롯해 원익로보틱스가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옴디아는 한국 휴머노이드 로봇 전략의 핵심으로 ‘K휴머노이드 연합’을 꼽았다. K휴머노이드 연합은 한국이 기술적 잠재력은 있지만 미·중에 비해 투자규모나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국내 산·학·연 연합이다. 1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8년까지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옴디아는 이와 관련해 “K휴머노이드 연합의 예산이 경쟁국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한국 특유의 효율성과 기술적 창의성이 재정적 제약을 극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옴디아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지난해 1000대 수준에서 2035년 71만7000대로 급성장하고, 평균 판매 가격(ASP) 또한 4만달러에서 2만달러 이하로 떨어지면서 대중화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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