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맞벌이 늘며 간편식 수요 증가
가공용 쌀 소비 쑥쑥 늘어 2023년 62만t
쌀가공 국내 시장규모 8조4000억 달해
한류 확산·건강식 선호 수출 확대 기회
가루쌀 육성해 수입밀 대체 기반 정비를
23일 세계일보와 국민의힘 서천호 의원실 공동 주최로 열린 ‘2024 세계식량산업포럼’에서는 쌀 가공산업을 통한 소비 촉진 방안을 둘러싼 다채로운 논의가 전개됐다.
먼저 최영민 한국쌀가공식품협회 전략기획실장은 주제발표에서 “가공용 쌀 소비량이 2020년 49만2000t에서 지난해 62만t으로 연평균 8%씩 증가하고 있다”며 “맞벌이 부부, 1인 가구, 노인 인구의 증가 등 사회구조의 변화로 간편식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도 지속해서 커지고 있어 가공식품 산업이 쌀 소비를 늘릴 핵심 방안”이라고 밝혔다.
최근 우리나라의 쌀 소비는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1990년 이후 연평균 2.3% 줄어든 반면 육류는 3.5% 늘었다. 같은 기간 쌀을 주식으로 하는 일본(-1.0%), 대만(-1.3%)보다 감소율이 높다.
갈수록 쌀을 덜 먹는 상황에서 쌀 가공산업은 소비 확대 대안으로 주목받아왔다. 쌀 가공산업 국내 시장 규모는 2017년 4조9000억원에서 2019년 7조2000억원, 2021년 7조5000억원, 2022년 8조4000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최 실장은 “지난해 가공식품에 들어간 쌀의 양이 62만t으로, 그나마 소비를 이끌고 있다”면서 “지난해 쌀 가공식품 수출액 상위 품목은 떡볶이와 냉동김밥 등으로, 이런 간편식품이 K푸드 대표 품목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쌀 가공산업 육성정책의 효과적인 추진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상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2000년대 들어 쌀 공급 과잉이 발생함에 따라 (정부는) 수급 및 가격 안정을 위한 재배면적 감축정책을 세 차례 추진한 바 있다”며 “감축 효과는 있었지만, 그나마 작황 부진으로 사업 지속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등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신규 수요 창출·확대로 쌀 수급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가공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며 “가루쌀을 중심으로 유망시장을 육성해 수입 밀·쌀 시장을 대체하고 신제품 개발과 제도 기반 정비 등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주제 발표 후 마련된 종합토론에는 최명철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관, 임병희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 금준석 국제농산업개발원 전문위원이 참여해 깊이 있는 토의가 이어졌다.
임 사무총장은 “2022년 이후부터 가공전용 쌀 재배가 본격 시작되고, 쌀 가공식품 산업을 육성 발전시키는 대책과 더불어 ‘천원의 아침밥’ 등 밥쌀 소비 활성화 대책이 주를 이뤄 시행되고 있다”며 “특히 쌀 가공산업 발전대책은 쌀 생산 농업인 역시 높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업인에 대한 소득안정 대책도 함께 주문했다.
임 사무총장은 “농식품 가공제품 수출 호조가 농업현장과 농업인에게까지 그 혜택이 공유된다는 믿음이 기반이 되는 ‘쌀 가공식품 산업 활성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쌀 가공산업 발전을 위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 전문위원은 “쌀 가공산업 확대를 위해 기술 발전이 필요한 부분은 연구개발(R&D)을 지속해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즉석밥, 냉동김밥, 냉동떡, 가루쌀 등 모두 지속적인 R&D을 통해 탄생한 제품들로, 앞으로 가공식품 시장이 계속 성장하려면 R&D를 통해 다양하고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나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최 정책관은 “쌀 가공산업은 간편·건강식 선호 확산, 한류문화 확산에 따른 해외 소비자의 관심 증대,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경향 등 다양한 기회 요인에 힘입어 시장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부는 농업인, 쌀 가공기업, 유통업계 등과 협력해 이러한 기회 요인을 활용해 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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