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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부동산 대책… 이젠 ‘중구난방’

입력 : 2021-08-03 18:19:25 수정 : 2021-08-03 20: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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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공급대책 반년 넘도록 ‘감감’
당·정, 규제 부작용에 시장 불신
여야 대선주자들 ‘해법’ 쏟아내
투기차단 과세·토지공개념 공약
시장 “실현 불가능… 혼선 부채질”
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문재인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목표로 2·4 공급대책을 발표한 지 반년이 지났지만 마땅한 후속 조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부동산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것이 확실시되지만, 국정운영을 책임진 정부·여당은 정책 주도권을 쥐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 여기에 대선 주자들도 부동산 해법이라며 ‘투기 차단 과세’와 ‘토지 공개념’ 구체화를 위한 각종 공약을 쏟아내고 있지만, 오히려 시장 혼란만 가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4·7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부동산특별위원회를 가동해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폐지, 다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 추가 규제를 의욕적으로 내놨지만, 성과로 연결되진 않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았던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를 원점 재검토로 되돌렸고, 지난달에는 지난해 6·17 대책에 포함됐던 ‘재건축 실거주 2년 의무’를 백지화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로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넷째주 전국 아파트 가격은 0.27%, 수도권은 0.36% 올라 전주 상승 폭을 유지했다. 전국 아파트값은 2019년 9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6월 둘째 주부터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아파트 전셋값도 전국과 서울 기준 모두 거의 2년째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이다. 정부는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 가능성을 언급하며 ‘집을 사지 마라’는 경고 메시지만 반복할 뿐 추가적인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야 대권 주자도 앞다퉈 부동산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경선후보는 이날 기본주택 공약을 발표하고 “토지거래세를 줄이고, 0.17%에 불과한 실효보유세를 1% 선까지 점차 늘려야 한다”며 투기 차단 목적의 교정과세인 ‘기본소득토지세’(국토보유세) 도입 구상을 제시했다. 추미애 후보는 지난달 23일 ‘지대 개혁’을 1호 공약으로 발표하며 “국토보유세를 걷어 전 국민에 ‘사회적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후보는 지난달 택지소유상한법 등 토지독점규제 3법을 입법화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택지소유상한법은 개인이 서울이나 광역시 지역 택지를 최대 1320㎡(약 400평)까지만 소유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전·월세 상담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당장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입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국회 입법예고 시스템에는 “재산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라는 반대 글이 게시되는 등 1만3000여건이 넘는 비판 의견이 올라왔다. 야권 주자도 예외는 아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 등에서 “(정부가) 국민을 임차인으로 자꾸 만들려고 한다”면서 양도소득세 완화로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신혼부부 생애 첫 주택 구매 시 정부가 50% 공동투자, 양도세 문재인정부 이전으로 수정, 임대차3법 폐지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정책 신뢰성을 상실해 시장을 컨트롤할 힘을 잃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임대차법이나 다주택자 규제, 재건축 규제 등에서 정책을 전환하지 않고 시장 안정의 물꼬를 트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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