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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키운 IP 하나 열 상품 안 부럽다’… 영화·게임 확장 ‘황금알’ [뉴스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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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31 14:00:00 수정 : 2021-08-01 17:3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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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열풍 불 지핀 ‘마블’ 대표적 사례
만화책서 시작해 영화 등 전 영역 진출
굿즈 판매로 각국서 로열티 수익 ‘쏠쏠’

K-IP 수입, OECD 회원국 중 10위에
크래프톤, ‘배그’ 활용 영화 제작 추진
웹젠 등 저작권 침해 잇따라 해결 숙제


게임 ‘제2의 나라’ 성공한 IP 확장 찬사
“세계관 최대한 살려 원작 설정 재해석”

“어벤져스를 통해 마블을 접하고 지금은 마블 히어로에 흠뻑 빠졌어요. 영화에서 만화, 게임까지 다 즐기게 된 셈이죠.”

10만명의 구독자를 갖고 있는 마블 영화 전문 리뷰어인 메밀묵도리 채널의 노재혁씨는 자칭 마블 전문가다. 마블 영화 시리즈인 어벤져스를 접한 후 마블 히어로물에 푹 빠졌다는 노씨는 마블 신작 소개는 물론 캐릭터의 능력 및 장비 이야기까지 풀어내며 시청자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채널에서는 최근 급증한 마블 IP(지식재산권)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그가 올린 아이언맨 수트를 정리한 영상은 총 260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그는 “영화 중에서도 마블 히어로들이 가지는 감성에 흠뻑 빠졌다”며 “최근 들어 마블 IP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보니 즐겨 영상을 봐주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확장하고 있는 마블 IP와 관련해 “마블이 만화책에서 영화로, 영화에서 이제는 게임과 각종 산업으로 확장하고 있어 마블 마니아들로서는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아져 만족스럽다”고 했다.

콘텐츠 IP가 비대면 시대를 맞아 꽃을 피우고 있다. IP는 이제 영화와 게임, 각종 굿즈(기념상품), 웹소설과 웹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플랫폼을 넘나들며 콘텐츠 전성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K-IP(한국의 지식재산권)’가 세계 시장에서 지분을 늘리려면 미국·일본 등 주요 IP 보유국가와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제적으로 한국 IP가 침해당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영역 넘나들며 성장하는 IP, 코로나로 가속화

세계 시장에서 IP 열풍에 불을 지핀 곳은 마블이다. 아이언맨·스파이더맨 등 히어로 세계관을 완성한 마블은 영화를 넘어 게임과 음악, 공연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비대면 바람을 타고 콘텐츠 이용량이 증가하면서 영화나 애니메이션, 웹툰 등에서도 IP 활용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IP는 인간의 창조적 활동 또는 경험 등을 통해 재산적 가치가 실현될 수 있는 지적 창작물에 부여된 재산에 관한 권리를 말한다. 과거에는 법률 용어로 한정돼 사용됐지만 최근 IP 관련 생태계가 확장되면서 문화 분야는 물론 경제 뉴스에서도 심심찮게 언급된다.

마블의 IP는 당초 마블엔터테인먼트가 갖고 있었으나 디즈니가 2009년 약 4조6000억원에 인수하면서 디즈니 소유가 됐다. 이후 마블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 디즈니는 마블 영화 흥행수익으로만 174억달러(약 20조2000억원)를 거둬들였다. 마블과 관련한 각종 게임부터 굿즈 등으로 세계 각국에서 거둬들이는 IP 사용 로열티를 더하면 그 수익은 더욱 커진다.

국내에서 IP 확장에 가장 큰 공을 들이는 곳은 게임업계다. 이미 성공한 IP를 활용할 경우 실패확률을 최소화할 수 있고,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인지도를 활용한 마케팅에서도 타 게임보다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게임업계는 주력 IP로 신작 게임뿐 아니라 애니메이션·웹툰 등을 선보이면서 게임산업을 넘어 대중문화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넷마블은 마블 IP를 활용한 ‘마블 퓨처 레볼루션’을 다음달 25일 세계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하반기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는 크래프톤은 대표 게임인 배틀그라운드를 활용한 마동석 주연의 영화 ‘그라운드 제로’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IP 확장에 나섰다. 이밖에 스마일게이트의 게임 크로스파이어의 영화 제작 등 국내 게임사들은 IP 확장에 목숨을 걸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기업들이 IP를 성장시키는 사업방향을 설정했다면, 지금은 다양한 플랫폼으로 IP를 확장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 IP를 만드는 게 주요 콘텐츠 기업의 성공 척도가 됐다”고 설명했다.

◆갈 길 먼 K-IP, 글로벌 인기만큼 침해 우려도

세계 시장에서 ‘K-IP’에 대한 관심이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미국·일본 등 주요 IP 보유국가와 비교해 여전히 갈 길이 멀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IP 사용료 수입 및 지급 현황에 따르면 한국이 2019년 IP를 통해 벌어들인 돈은 총 77억4200만달러로 OECD 회원국 중 10위였다. 미국 1289억3100만달러, 일본 468억5300만달러에 비하면 한참 모자란 수치다. 한국의 순위는 2018년 9위였으나 2019년에는 스웨덴에 뒤져 10위로 밀려났다.

주요 IP 교류국인 일본과 IP 사용료 수지를 비교하면 상황은 더 녹록지 않다. 우리나라는 IP 무역수지에서 2016년 총 24억9300만달러를 손해본 데 이어 2018년에도 21억29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좀처럼 수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이 IP로 세계 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은 2조700억엔에서 2조6220억엔으로 늘어났다.

‘드래곤볼’부터 ‘포켓몬’, ‘슈퍼마리오’ 등 세계적으로 성공한 IP를 보유 중인 일본은 IP 시장에서 절대 강자다. 넷마블의 ‘제2의 나라’, 카카오게임즈의 ‘도라에몽 파크’, NHN의 ‘닥터 마리오’ 모두 일본 IP를 활용한 게임이다.

이날 기준 미국의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상위 10위를 살펴보면 ‘포켓몬고’(4위)와 ‘드래곤볼Z 폭렬격전’(10위) 등 일본 게임은 눈에 띄지만 국내 게임은 단 하나도 없다.

IP 확장과 K콘텐츠 인기가 커지면서 덩달아 증가하는 IP 침해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크래프톤은 최근 야심차게 배틀그라운드의 IP 확장을 선언하고, 배틀그라운드의 IP를 침해한 중국 영화 ‘경한창신’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 영화는 배틀로얄 게임 화면이 예고편 영상 곳곳에 등장하고 낙하산을 타고 전장으로 뛰어내리는 모습, 캐릭터가 쓰는 헬멧·교복·프라이팬 등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흡사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이 영화의 제작사는 크래프톤과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맺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웹젠의 간판 IP 뮤도 중국 게임인 ‘뮤외전’, ‘기적신화’ 등에 도용당했다. 위메이드의 ‘미르의전설2’,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역시 중국 게임사의 IP 침해로 골머리를 앓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게임이 글로벌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해외 기업들이 IP를 침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한국 게임의 저작권 보호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한 관련 기업 및 정부 부처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박범진 넷마블네오 총괄PD “IP 본연 매력 충분히 살려 새 재미 더해야”

 

“IP(지식재산권)는 이미 많은 이들에게 검증받은 하나의 브랜드입니다. 브랜드가 갖고 있는 핵심 재미를 게임에 잘 적용해 익숙하면서 신선한 재미를 줘야 합니다.”

 

게임 ‘제2의 나라’의 개발 총괄을 맡은 넷마블네오의 박범진(사진) 총괄PD는 29일 IP 확장과 관련해 “IP 자체가 갖고 있는 매력을 충분히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본 게임회사 레벨파이브와 스튜디오 지브리가 합작한 판타지 RPG(역할수행게임) ‘니노쿠니’의 IP를 활용한 제2의 나라는 발매 초기부터 지브리의 음악감독이었던 히사이시 조의 웅장한 배경음악을 게임에 녹이며 사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넷마블네오의 자체 기술력을 통한 뛰어난 그래픽과 스토리를 얹어 성공한 IP 확장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박 총괄PD는 “제2의 나라는 니노쿠니 IP가 갖고 있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아트뿐만 아니라 두 개의 세계가 공존한다는 세계관을 최대한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며 “원작의 설정을 제2의 나라에 맞춰 재해석하고 구성하는 부분이 전체 세계관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졌고 많은 공을 들였다”고 힘들었던 개발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제2의 나라를 플레이하다 보면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오마주한 장면들을 만나볼 수 있다”며 “지브리 애니메이션에서 그린 풍경은 항상 바람에 흔들리거나 작은 동물들이 움직이는 등 정적인 모습을 보기가 어려운데, 제2의 나라의 화면 내에서도 이 같은 생동감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제2의 나라는 청각적인 요소도 신경 썼다. 박 총괄PD는 “캐릭터의 음성은 지브리 작품에 참여한 성우진을 섭외했다”고 밝혔다.

 

넷마블네오는 제2의 나라 개발을 위해 기존 IP 홀더인 게임제작사 레벨파이브와도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다. 그는 “레벨파이브가 넷마블네오의 리니지2 레볼루션에 대해 개발자로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들었다. 이 때문인지 협업에 매우 적극적이었다”며 “레벨파이브의 히노 아키히로 대표는 니노쿠니 개발 초기 데이터, 각종 비공개 원화, 설정집 등을 보여주며 하나하나 설명해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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