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우리 하늘이 좀 다시 살려주세요. 우리 애기 못 보내”… 너무 일찍 별이 된 하늘이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5-02-14 12:42:43 수정 : 2025-02-14 17:45:26

인쇄 메일 url 공유 - +

“우리 하늘이 좀 살려주세요. 하늘아 우리 애기 못보내. 하늘아…”

 

참척의 고통에, 부모의 고개는 하늘을 보지 못하고 계속 떨궈졌다. 고개를 들 힘이 없었다. 같은 학교 교사에게 참혹히 살해당한 김하늘(8)양의 발인이 열린 14일 오전 8시45분 대전 건양대병원장례식장. 환하게 웃고 있는 딸 아이의 영정 앞에 고꾸라지 듯 쓰러진 부모는 연신 딸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14일 대전 건양대병원장례식장에서 교사에게 피살된 김하늘양의 발인이 열리고 있다. 

하늘양 어머니는 “우리 애기 어떡해, 우리 애기가 왜 여깄어”라며 울부짖었다. 양 팔을 유가족들이 부축해줘야 겨우 발을 땅에 딛는 아내를 꽉 안으며 하늘양 아버지는 애써 정신을 붙잡았다. 

 

슬픔 속에 이어진 발인 예배에서 목사는 “황망한 고난 속에서도 유족들이 잘 이겨낼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며 “하늘이가 하늘에서 하나님과 잘 있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기쁘고 즐거운 집에서 기쁘고 즐겁게 살겠네’라는 찬송가 구절이 흘러나오자 영결식장은 곡소리로 가득찼다.  

 

14일 교사에게 피살된 김하늘양의 발인 예배가 열리고 있다. 

하늘이가 누워있는 작은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하늘양 어머니는 딸을 보내지 못하겠는 듯 발버둥쳤다.

 

어머니는 “제발 하늘이를 살려달라, 안돼, 안돼”라며 통곡했다. 얼이 나간 사람처럼 비틀거리면서도 아내를 챙기던 하늘이 아버지도 결국 무너졌다. 아버지는 “못보내 하늘아”라고 소리치며 작디 작은 하늘이의 관을 부여잡았다.   

 

14일 오전 하늘양의 관이 운구차로 향하고 있다. 
하늘양의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경찰은 하늘이를 실은 운구차가 장례식장을 벗어나면서부터 대전추모공원까지 호위했다.  

 

화장터로 가기 전 운구차는 하늘이가 태어나고 자란 보금자리를 들렸다. 하늘이가 뛰어놀던 집 거실과 방을 둘러볼 시간을 주는 듯 운구차는 아파트 단지를 벗어날 때까지 200m 정도를 10㎞의 속력으로 천천히 달렸다. 

 

14일 오전 하늘양이 다니던 학교 앞에 시민들이 국화꽃과 과자, 장원영 포토카드, 추모메모 등을 남기며 애도하고 있다. 

운구차는 하늘이가 다닌 초등학교를 지나쳤지만, 인근을 지날 무렵 학교 교사 10여명은 검은 옷을 입고 교문 앞에 나와 황망함 속 하늘이를 배웅했다. 이날 시민 여럿도 학교 근처에서 하늘이의 영면을 애도했다.  

 

하늘양이 다닌 학교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 마련된 애도 게시판.  
14일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 설치된 하늘양 시민합동분향소를 찾은 학부모와 자녀가 추모하고 있다.
하늘양 관이 화장터로 향하고 있다.   

하늘이가 다닌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 마련된 시민합동분향소를 자녀와 함께 찾은 한 시민은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데 그동안 시간이 안돼 못왔다가 오늘이 발인날이라고 해서 인사를 하고 싶어 왔다”며 “하늘이가 하늘에선 아파하지 않고 행복하길 바란다”며 눈물을 훔쳤다. 

 

걸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별을 꿈 꾼 8살 하늘이는 이날 ‘하늘의 별’이 됐다. 

 

분향소를 찾은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은 하늘이에게 보내는 메모를 한참 썼다. ‘하늘에서는 부디 아프지말고 행복했으면 좋겠어. 무엇보다 하늘이 너가 이 하늘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 됐으면 좋겠다. 그 별에서는 마음껏 뛰어놀길 바라....’  


대전=글·사진 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르세라핌 카즈하 '청순 대명사'
  • 르세라핌 카즈하 '청순 대명사'
  • 이성경 '여신 미소'
  • 김혜수 '우아하게'
  • 세이마이네임 히토미 '사랑스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