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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외국인근로자 취업교육, 사업주 만족도 30% 이하

입력 : 2025-02-04 17:23:36 수정 : 2025-02-04 17:3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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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기업 949곳 조사 결과

총 5개 분야 중 4개 10∼20%대
업종별 기초기능 분야 17% 그쳐
안전보건교육 실효성 부족 지적도
고용부, 특화훈련 대폭 늘리기로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비전문인력(E-9) 외국인 근로자 취업교육에 대한 사업주 만족도가 30%를 넘지 못하는 수준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화성 아리셀 화재 참사 계기로 안전보건교육 시간이 늘어났으나 전문성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지적을 바탕으로 특화훈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비공개 보고서 ‘E-9 근로자 입국 전·후 취업교육 내실화 및 개편방안 연구용역’에 따르면 E-9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들은 취업교육 내용에 다소 낮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5개 내용에서 ‘작업안전’(30.4%)을 제외하고 만족(매우 만족+다소 만족) 비율은 ‘업종별 기초기능’(17.4%), ‘한국문화 적응’(24.7%), ‘기초생활법률’(25.4%), ‘성희롱 예방’(28.03%) 모두 30% 이하였다. 조사는 지난해 10∼11월 E-9 고용 기업 1만곳을 대상으로 해 949개 기업이 응답한 결과다.  

 

불만족 이유를 보면 ‘근로자의 한국어 실력이 낮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아서’가 42.8%로 압도적이었다.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의 ‘외국인력 고용 관련 종합애로 실태조사’에서도 응답 중소기업의 66.7%는 외국인 근로자 관리 시 가장 큰 애로 요인을 ‘의사소통(낮은 한국어 수준)’을 꼽았다. 

 

아리셀 참사 대책으로 시행된 ‘산업안전보건교육 강화’도 현장에서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안전보건교육은 지난해 7월부터 기존 현지 사전취업교육 1시간에서 ‘3시간 이상’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11월 E-9 송출국 16개국 고용허가제(EPS)센터 간담회에서 스리랑카 센터 관계자는 “현지인이 시간만 추가해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현재 입국 전 사전교육은 산업안전 3시간을 포함해 총 47시간, 입국 뒤에는 16시간이 의무다.

 

재직자를 대상으로 1주 이상 진행하는 ‘특화훈련’의 홍보 부족 문제도 드러났다. 설문에서 E-9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업체들인데도 특화훈련을 인지하고 있다는 응답은 26.3%에 불과했다. 특화훈련은 2023년 조선업에 한정해 시범시행됐고, 지난해부터는 제조업, 광업 등으로 업종을 확대했다. 

 

고용부는 특화훈련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을 검토 중이다. 그 연장선에서 지난해 1300명이었던 훈련 규모를 올해 4000명으로 늘린다. E-9 쿼터가 지난해 16만명에서 올해 13만명으로 줄었는데도 훈련 규모는 확대했다. 훈련 시기는 ‘입국 후 취업교육’(16시간)과 연계하는 안이 거론된다. 보고서 설문에서도 사업자들은 특화훈련 시기를 ‘취업교육 직후’(61.1%)로 가장 많이 선호했다. 

 

다만, 현재 특화훈련이 재직 중 이뤄져 사업주들이 부담을 느끼는 점도 확인됐다. 특화훈련 참여 의향을 밝힌 사업주는 전체의 33.3%였고, 특화훈련에 보내지 않으려는 이유는 ‘작업하면서 배우는 것이 효과적이어서’(47.3%), ‘자체 교육이 가능해서’(10.5%) 등이었다. 보고서는 “특화훈련 내용이 수요자 중심으로 내용이 전환돼야 하고, 홍보를 통해 특화훈련의 수요를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 외에 해외 현지 교육 확대보단 국내 맞춤형 교육을 강화하고, 한국어 교육을 내실화하는 방안도 보고서에서 주요 제언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업주들이 한국어 능력 관련 ‘말하기 능력 부족’을 지적하고 있어 한국어 구사능력을 높일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현행 기능 면접에 시험 점수 항목으로 한국어 말하기를 추가하거나 사업주와 실시간 온라인 면접을 시행하는 것도 말하기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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