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 공원'으로 유명한 일본 나라현 나라시 나라 공원에서 한 중국인 관광객이 사슴을 학대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9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X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사슴을 학대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나라 공원을 순찰하는 자원봉사자라고 밝힌 A씨는 "중국인 관광객이 사슴을 축구공 차듯 발로 차고 있었다"고 주장하며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을 공유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남색 상의와 반바지 차림을 한 남성이 바닥에 엎드려 있는 사슴의 발굽을 발로 쿡쿡 찌르며 웃었다.
이 광경에 충격을 받은 A씨는 재빨리 달려가 남성에게 소리를 지르며 항의했다. 그러자 남성은 머쓱한 표정으로 "미안하다"고 연신 사과하면서도 중국어로 "사슴과 놀아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는 A씨의 화를 더욱 돋웠고, A씨는 남성의 행동을 거세게 비난했다.
그러자 남성과 함께 있던 여성은 "A씨의 행동이 무섭다"며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결국 A씨에 의해 공원에서 쫓겨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게시물은 조회수 3100만회, 댓글 6800개, 좋아요 13만개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나라 공원에서 이런 짓을 벌이는 것은 중국인뿐이다" "사슴에게 해를 끼치면 벌금을 매겨야 한다" "이건 정말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중국으로 돌아가라" "끔찍하다" "나라현의 사슴은 법으로 보호받는 존재다. 그런데도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보호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경찰도 순찰해야 한다. 처벌도 너무 느슨하다"며 분노했다.
다만 일각에선 A씨의 행동이 도가 지나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부 누리꾼은 "사슴을 축구공처럼 걷어찬 게 아니라 다리로 가볍게 악수한 것" "중국인 관광객의 행동은 확실히 잘못됐다. 그러나 관광객이 사과했음에도 큰 소리로 폭언하는 것은 보기에 매우 불편하다" "일본인에 대한 인상이 나빠질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이 "(A씨가) 옳은 일을 한 것은 맞지만 너무 위협적"이라고 지적하자, A씨는 "저런 사람들은 심하게 하지 않으면 말을 듣지 않는다. 일본에 거주하는 중국인이 '왜 일본인은 친절하게 주의를 주는 거냐. 화난 걸 눈치채지 못하겠다'고 하더라"는 답글을 달았다.
한편 나라 공원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사슴을 만지거나 촬영할 수 있는 곳으로 각국 여행자들이 자주 찾는 관광지다.
공원 사슴들도 대부분 야생성을 잃어 관광객이 나눠주는 먹이를 먹으려 먼저 다가온다. 이처럼 사슴이 사람을 경계하지 않아 가까이 갔다가 일부 무개념 관광객에게 학대당하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
나라 공원의 사슴은 일본 정부가 지정한 천연기념물로 만약 위해를 가할 시 최고 징역 5년 형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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