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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피해 그대로 둘 수 없어”… 서울대병원 휴진 중단에 의정 대화 시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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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6-21 23:00:00 수정 : 2024-06-21 23:4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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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교수들이 닷새 만에 휴진 중단을 결정하면서 의료계 내에 퍼지던 ‘무기한 휴진’ 확산 분위기가 멈출지 기대가 커졌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범의료계 특위를 구성하며 의료계와 정부 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이번 결단이 의정 대화에 물꼬를 틔워줄 가능성도 있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의대학-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시보라매병원, 서울대병원강남센터 4곳 병원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 결과를 토대로 휴진을 중단하기로 했다. 투표 결과 전체 응답자 948명 중 698명(73.6%)이 휴진을 중단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의 저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답했고, 휴진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은 192명(20.3%)이었다. 이로써 지난 17일 시작한 휴진은 닷새째에 중단됐다.

서울의대학-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휴진을 중단한다고 결정한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휴진 중단을 결심한 데에는 집단휴진을 바라보는 여론이 예상보다 냉랭했던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집단휴진에 돌입한 이후 환자단체와 시민단체, 보건의료 노동자 단체들은 연일 기자회견과 성명 등을 통해 휴진을 중단하고 복귀하라고 촉구해왔다.

 

여기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휴진하는 동네 병·의원에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움직임이 나왔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환자를 외면하고 파업(휴진)에 동참한 병·의원 명단 공개와 이용 거부 불매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환단연),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한유총)는 다음달 4일 서울에서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 촉구 환자 총궐기대회’를 계획했기도 하다. 이번 집회에는 역대 환자집회 중 가장 많은 1000명가량이 참여할 예정이다.

 

또 개원의들이 의협 휴진에 참여가 저조했던 것도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휴진 중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하루 휴진에 참여한 비율은 전체의 14.9%로, 참여율은 2020년 집회 때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교수들의 진료와 수술도 휴진 첫날에는 20%대로 줄었지만 둘째날 이후로는 조금씩 회복했다

 

비대위는 휴진 중단 사실을 알리면서 “휴진 결의 이후 정부는 전공의 처분 움직임을 멈추는 등 유화적인 태도 변화를 보였다”며 “환자의 피해를 그대로 둘 수 없어서 휴진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휴진 중단 결정은 다른 ‘빅5’ 병원이나 의협의 무기한 휴진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연세의대 수련병원인 세브란스병원 소속 교수들은 오는 27일부터 정부가 현재 의료대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가시적 조치를 취할 때까지 무기한 휴진한다고 발표했었지만, 서울의대 휴진 중단 발표 후에는 “중요한 의료계의 변화이기에 자세히 맥락과 내용을 파악한 후 비대위 내부회의를 열고 필요 시 전체 교수에게 물어볼 것”이라고 재논의 가능성을 보였다.

대한의사협회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 출범을 하루 앞둔 용산구 의협회관 모습. 오는 22일 향후 투쟁 방침을 논의하는 올특위 첫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연합뉴스

다른 병원들도 뚜렷한 휴진 중단 입장을 밝히진 않았으나 내부 의견을 모으고 상황을 지켜보겠단 상황이다.

 

성모병원이 포함된 가톨릭의과대학 교수들도 전날 무기한 휴진을 논의했지만 다시 주말까지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김성근 가톨릭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은 “다음 주 월요일까지 논의는 진행할 것”이라며 “휴진 말고 다른 투쟁 방법도 논의하고 있고 교육 불가에 대한 의견 표명을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대형병원들이 무기한 휴진 계획을 접는다면 의정대화가 시작될 여지도 더 커질 수 있다. 의협은 전날 교수, 전공의, 시도의사회 대표 3인이 공동위원장을 맡는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를 설치했다. 올특위는 그동안 정부가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던 ‘의료계 공통된 목소리’를 낼 조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협은 22일 ‘27일부터 무기한 휴진 돌입’ 여부에 관해서도 올특위에서 재논의할 예정이다. 올특위 논의 결과에 따라 의정대화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환자가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서울대병원의 휴진 중단 발표 후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환영한다”며 “휴진을 예고한 다른 병원들도 집단휴진 결정을 철회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의료계와 형식, 의제의 구애 없이 언제든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유화적 태도를 보였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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