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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살며] 한국과 미얀마의 저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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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6-12 23:03:06 수정 : 2024-06-12 23: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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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학원 수업에서 한국의 저출산에 대해서 배웠다. 교수님은 저출산으로 인해 한국은 의료, 교육, 국방, 행정, 경제 등 전 분야에서 ‘붕괴’를 경험할 것이고, 이 문제가 지속하면 국가 ‘소멸’까지 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것은 강의실에서만이 아니다. 신문, 텔레비전, 인터넷 등 다양한 대중매체도 저출산의 위험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나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와 원인에 대해서 들을 때마다 나의 출신국인 미얀마와 늘 비교하게 된다.

2021년 미얀마의 합계출산율은 2.15로 그리 나쁜 편이 아니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것은 미얀마의 합계출산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1960년대에는 한국과 비슷하게 합계출산율이 6.0명 정도였으나 1980년대 후반에는 4.0명으로 떨어졌고 2021년에는 2.15까지 떨어졌다. 이는 이웃 나라인 라오스나 캄보디아보다 더 급격한 감소율이다.

먀닌이셰인(예진) 이화여자대학교 다문화·상호문화협동과정 박사과정

한국과 마찬가지로, 우리 할머니 세대에는 자녀가 10명 이상인 가정이 많았다. 우리 외할머니도 12명의 자녀를 낳으셨다. 외할머니 집은 가난했어도 12명의 자녀를 잘 키웠다. 우리 부모님도 나를 포함한 4명을 낳으셨다. 외할머니와 부모님은 형편이 아무리 어려워도 자녀들 때문에 힘들었다는 말을 한 번도 하지 않으셨고 모든 자녀를 늘 소중히 여겼다. 미얀마에는 “자녀 10명이 부모 1명을 돌보기 어려워도 부모가 자녀 10명을 돌보기는 어렵지 않다”는 속담이 있다. 하지만 2000년대 결혼한 내 언니들은 2명만 낳았다. 미얀마 젊은 부모들은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할 때 경제와 교육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교육을 잘 받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가정일수록 자녀를 많이 낳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이 점에서는 미얀마도 한국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고 말할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미얀마에는 자녀 양육에 부모 외에 가족과 친척, 동네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문화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게다가 결혼한 여성은 아이를 꼭 낳고, 엄마가 되는 것은 위대하다는 사회적 인식도 아직은 강하다. “아기 침대를 흔들어 주는 엄마의 손만이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손”이라는 말처럼 말이다. 나 자신도 결혼하게 되면 자녀를 꼭 낳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재원을 투입하고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한국에 5년째 살아 한국을 제2의 고국으로 여기고 한국이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 중 한 사람으로서 나는 이런 지원이 성공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만약 기대만큼 성공하지 못하면 외국인 맞이가 가장 현실적인 대책일 것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저출산 대책과 함께, 차선책인 외국인 맞이 및 사회통합에도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외국인 주민도 사회에 잘 통합되면 한국의 ‘붕괴’와 ‘소멸’을 막는 데 일조할 수 있음을 명심하면서 말이다.

 

먀닌이셰인(예진) 이화여자대학교 다문화·상호문화협동과정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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