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현지시각) 영국의 과학저널 뉴사이언티스트에 따르면, 갈매기가 사람이 손댔던 음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서섹스대학의 프란치스카 파이스트 연구팀은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몇 달간 영국 브라이튼 해변에서 갈매기를 연구했다.
파이스트 연구원과 동료들은 갈매기 무리가 있는 해변에 파란색과 초록색 감자칩 봉지를 놓아두고 5m 뒤에서 새들의 행동을 촬영했다. 실험은 실험자가 앉아서 카메라로 갈매기를 지켜보는 것과 두 종류의 감자칩 중 한 가지 색의 봉지에서 과자를 꺼내 먹는 경우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실험자가 음식을 먹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는 무리 중 약 19%의 갈매기들만이 과자 봉지에 가까이 온 반면, 실험자가 감자칩을 먹을 때는 48%가 과자봉지 근처로 다가왔다. 그리고 이 중 95%가 실험자가 먹던 것과 같은 색깔의 감자칩 봉지를 쪼았다.
갈매기들이 실험자의 행동을 참고해 선택을 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연구원들은 먹이를 고를 때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받는 것은 갈매기들이 높은 인식 수준을 갖춘 ‘사회적 학습자’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또, 재갈매기가 습득한 지식을 서로 공유한다는 가설도 나왔다. 연구자들은 “갈매기 무리 안에 사람 음식에 박식한 전문가가 있고, 개체 간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한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프란치스카 파이스트는 “많은 사람이 갈매기가 그다지 똑똑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절취기생(다른 동물이 얻은 먹이를 빼앗아 먹는 행위)은 높은 수준의 인지 능력을 시사하기 때문에 재갈매기를 더 깊이 탐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 엑서터대학 재갈매기 전문가 마들렌 구마스 박사는 “이번 연구는 갈매기가 먹이가 있는 곳에만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먹는 음식의 종류에 대해서도 학습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의 가공식품은 야생동물의 식단에 최근에 추가된 것으로 실제로 어떤 영향을 끼칠지 불분명하다. 부정적 영향으로 종의 감소를 불러올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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