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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사의 성지 낙원상가… 시민 ‘예술의 꿈’ 키우다 [밀착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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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1-27 10:42:38 수정 : 2022-11-27 10: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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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

서울 종로구 낙원동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 연습실에서 영화 ‘태양은 가득히’의 주제곡이 아코디언 멜로디로 흘러나온다. 기자가 연습실에 들어선 것도 모른 채 어르신 네 분이 아코디언 연주에 푹 빠져 있다. 시니어 아코디언 연주팀 ‘푸른솔 아코디언’의 구성원인 이 어르신들은 매주 한 번 이곳 연습실에 모여 연주를 함께하며 실력을 갈고 닦는다.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은 서울시가 60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가진 국내 최대 악기 종합상가 ‘낙원상가’ 하부 공간에 마련한 시민생활문화 공간으로 2020년 10월 개관했다.

낙원역사갤러리를 찾은 시민들이 전시된 이색 악기를 살펴보고 있다.
다목적홀에는 각종 장르의 음악 LP와 CD가 전시돼 있다.

각각의 기능과 역할을 가진 11개의 공간이 일직선으로 배치돼 있는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은 크게 ‘공유낙원’과 ‘창작낙원’ 두 개로 나뉜다. 먼저 공유낙원은 대한민국의 대중음악사, 낙원악기상가 일대 역사를 전시하는 낙원역사갤러리, 서울시 생활문화 전반에 대한 상담과 안내를 도와주는 안내센터, 악기를 보관하는 악기보관소, 회의실, 강의실로 구성되어 있다. 갤러리에 들어서면 낙원악기상가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연표와 함께 유명 음악인이 기증한 이색 악기가 방문객을 맞는다.

신종길 국장이 악기보관소에서 대여용 악기를 정리하고 있다.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각종 악기를 대여할 수 있다.

악기보관소에는 각종 악기가 빼곡하게 보관돼 있다. 기타와 우쿨렐레, 바이올린, 첼로 등 현악기를 비롯해 장구 같은 국악기까지 다양한 악기를 누구나 저렴한 비용에 대여할 수 있다.

공유낙원을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면 생활문화 동호인의 열정이 가득 느껴지는 창작낙원으로 이어진다. 창작낙원에는 시민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다목적홀(N 스페이스), 두 개의 연습실과 녹음 스튜디오, 악기를 공유하고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수리수리공작소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 다목적홀 ‘N 스페이스’에서 성우동아리 ‘호형지삼’ 회원들이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소형, 권영지, 김민희, 임지형, 이명호, 이지안 성우.
김민우 대리가 녹음 스튜디오에서 아마추어 밴드의 오디오 후보정 작업을 하고 있다.

다목적홀에서는 성우 동아리 ‘호형지삼’ 회원들의 라디오 방송 리허설이 진행되고 있었다. 매월 1회 전래동화,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오디오 드라마로 각색해 소개하고 있다고 한다. 실시간 방송 시설이 갖춰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사전 신청하면 라디오 디제이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시민들의 참여가 가장 활발한 수리수리공작소는 악기의 기능을 상실한 각종 폐악기를 재활용해 화분이나 와인 보관함 등 생활 소품을 만드는 강좌와 악기 수리 및 기타 제작 강좌 등이 상시 운영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은 낙원악기상가의 악기 수리 장인이 참여하는 악기 기증·나눔 캠페인의 거점 공간이기도 하다.

낙원악기상가 ‘근영악기’ 김명수 대표가 클라리넷을 수리하고 있다. 기증받은 악기는 낙원상가 악기 수리 장인의 손을 거처 새 생명을 부여받는다.
수리수리공작소에서 폐악기를 이용한 와인 보관함 만들기 강습이 열리고 있다.

악기 기증·나눔 캠페인은 서울시교육청,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시민들로부터 기증받은 악기를 낙원상가 장인이 수리해 악기를 구매하기 힘든 학생·시민에게 재기증하는 사업으로 ‘낡은 악기에 새 숨결을, 지친 마음에 희망 백신을’ 슬로건으로 코로나19 시대에 나눔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의 운영을 맡고 있는 윤동환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회장은 “낙원악기상가는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악사들의 성지이며, 예술인의 작은 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시민들과 예술인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기초를 다지는 이곳에서 일일 디제이, 공방 체험, 악기 뱅크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더욱 활성화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낙원’으로 발전시켜 나갈 예정입니다.”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글·사진=남제현 선임기자 jeh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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