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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미운털’ 뽑아…건강하 개 지켜줄 개 [밀착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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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1-12 19:30:00 수정 : 2022-11-12 19: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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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없는 수의사회 의료 봉사활동

개체 수 감소 위해 중성화 수술
전염병 감염 막으려 예방 접종
남모를 상처·아픔 사랑으로 치유

지난달 30일 국경없는 수의사회는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민간 유기동물보호소인 ‘행복한 강아지들이 사는 집’(행강)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펼쳤다. 국경없는 수의사회는 수의학적 의료행위를 통해 동물들이 고통받지 않고, 인간과 동물이 건강하고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생명 존중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 단체다. 이날 국경없는 수의사회와 올해 마지막 정기봉사 현장을 동행했다.

일반인 봉사자와 산책을 마친 보호견이 물을 마시고 있다.

봉사가 열린 보호소 행강에서는 대부분 개농장과 길거리 등에서 구조한 중·대형견 250여마리를 보호하고 있다. 수의사와 전국에서 모인 수의대생, 일반인 등 120여명의 참여 인원은 보호견의 중성화 수술 및 예방접종 등 의료봉사와 보호소 주변 환경 정리, 산책봉사를 진행했다.

수의사들이 견사로 들어가 보호견에게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국경없는 수의사회 중성화 수술 담당 의료진이 보호견 중성화 수술을 하고 있다. 수술을 집도한 15년 차 이상 경력 수의사를 포함, 4명이 한 팀이 되어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 현장은 수의사들 교육의 장이다. 이날 보호견 14마리가 중성화 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보호견 14마리를 중성화 수술했다. 이들 중에는 생명이 위태롭던 상태에서 구조된 5∼6개월 무렵의 강아지도 있었다. 수술 대기실에서 나온 강아지는 의료진의 따뜻한 손길이 닿자 이내 온순한 표정으로 변했다. 마취를 하고 중성화 수술을 마친 강아지들은 다시 회복실로 옮겨졌다. 수술했던 부위는 염색을 해서 구별할 수 있도록 표시를 한다. 수술은 15년 차 이상 경력의 수의사가 집도하고, 2∼3년 차 수의사와 수의대생 모두 4명이 한 팀으로 4개 테이블에서 진행됐다. 수술 현장은 수의사들에게 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전남대 수의대에 재학 중인 이현경 학생은 “생각만 하다가 의료봉사를 처음 참여하게 돼서 영광”이라고 말했다.

수의사들이 상처가 난 보호견을 치료하고 있다.

수술실 밖 견사가 늘어선 곳에선 의료진이 보호견들에게 예방접종을 하고 있었다. 모두 250여마리의 보호견들이 예방접종을 했다. 경계심이 많은 보호견들에게 예방접종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김선아 충북대 동물행동의학 교수는 “봉사활동을 할 때 항상 자신이 신체적·심리적으로 다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활동 중 다칠 것 같거나 눈물이 날 것 같으면 그 자리를 떠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일반인 봉사자들은 견사 내부를 청소하고 보호견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보호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오랜 기간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봉사자들이 찾아오자 너무 기쁜 나머지 서로에게 질투를 느끼며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청소를 마친 일반인 봉사자들은 보호견과 함께 보호소 뒤 들판으로 산책을 나섰다. 견사를 벗어난 보호견들은 신이 나 저만치 앞서 달려 나갔다.

수의사가 꿈인 고등학교 1학년 이슬비 학생과 친구 조채경 학생이 일반인 봉사자로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행강 보호소 서평호 소장은 “길거리의 유기견을 그저 보기 싫다는 이유로 신고하는데, 그러지 말았으면 한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지원받는 민간 위탁 보호소로 보내진 유기견은 일정한 기간 동안 주인이 나타나지 않거나, 입양되지 않으면 대부분 안락사 된다”고 호소했다.

얼굴에 상처가 난 보호견이 견사 안에서 밖을 바라보고 있다.

김재영 국경없는 수의사회 대표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19 등 전염병은 사람들의 이기심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다. 그 정점에는 동물들이 있다. 그래서 유기견 개체 수 감소가 중요하다. 개체 수가 증가하면서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유기견의 이종교배, 질병 등으로 새로운 전염병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당개나 들개의 번식력, 질병 관리 등 근본적인 동물 관리 문제를 해결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며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용인=사진·글 남정탁 기자 jungtak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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