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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와미래] 출산지원금 효과성과 데이터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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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0-06 23:54:49 수정 : 2022-10-06 23:5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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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변동의 맥락 이해 못하고
수치로 정책 효과 판단 부적절
지자체 정책 개별적 효과 못 내
중앙과 종합적 결합해야 성과

지난주 전국 시군구 인구정책 담당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 강의 후 지방 공무원들과 정책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별로 효과도 없어 보이는 출산지원금 확대 압력으로 골치가 아프다고들 했다.

지자체들이 앞다퉈 증액하는 출산지원금(명칭은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등 현금 지원은 정말 효과가 없는 걸까. 수치로만 확인해보면 출산지원금은 지역 출산율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난다. 지원금이 오르고 곧이어 출산율이 오른 사례들은 많다. 그리고 다수의 통계분석 연구들이 현금 지원의 출산율 상승 효과를 확인해준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서울대 보건대학원 객원교수

정말 출산지원금이 젊은 부부들로 하여금 더 많은 아이를 낳게 하는 것일까. 이건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 현금 지원의 규모가 꽤 커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출산과 양육의 비용과 어려움을 상쇄할 정도는 아니다. 그런데도 출산지원금으로 지역 출산율이 높아지는 것은 아이를 낳으려는 부부들이 이왕이면 더 지원이 많은 지역으로 전입하여 출산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지역 출산율은 올라가지만 새로운 출산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렇게 출산율이 높아져도 실제 지역 인구에 긍정적 효과를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태어난 아이들 상당수가 바로 몇 년 후 그 지역을 떠나기 때문이다. 한 지역에서 2015년 태어난 출생아 수와, 5년 후인 2020년 12월31일 지역에 남아있는 만 5세 아동들의 수를 비교해보면 출산율이 높은 지역들에서 아동 순유출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높은 출산율로 주목받던 어떤 지역에서는 태어난 아이들의 5년간 순유출 규모가 절반을 넘기도 했다(54.5%). 이들 모두를 허위 전입을 통한 지원금 부당수령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하지만, 전출(신고)의 연기 등으로 지역 출산이 수치로만 늘어났을 뿐 실제 새로운 출산 발생이 아닌 경우도 상당 규모에 이를 것으로 판단된다.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지역 예산으로 목돈을 쥐여주고 아이들을 다른 지역으로 떠나보내는 것이다.

작년 광주광역시에는 출산지원금 100만원과 매달 20만원의 보육비를 24개월간 지급하는 파격적 지원을 시작했는데, 그해 바로 출생아 수가 8.7% 증가하였다. 전국 출생아가 4.3%나 감소한 상황에서 매우 특이한 사례이다. 그런데 같은 기간 인근 전남지역에서는 출생아가 갑자기 13.4%나 줄어 전국에서 가장 크게 감소했는데, 광주시 출산지원금의 영향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광주시의 담당 공무원 분들은 이러한 해석이 몹시 억울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정책이 주소지 이동을 의도하지도 않았고, 단지 지역의 출산을 지원하고자 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실제 출산을 늘리지 못하고 지역 인구에 긍정적 기여도 크지 않은 출산장려금 경쟁은 이제 자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에 지원금 축소나 동결을 요구하기는 매우 쉽지 않다. 모든 지역에서 동일한 출산지원금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자기 지역에 맞는 정책을 펼친다는 지역자치의 원칙과 충돌한다. 그리고 만약 모든 지원이 동일하다면 결과적으로는 양육과 교육환경이 훨씬 우월한 수도권이나 대도시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셈이 된다.

지자체가 자기 주민의 출산을 지원하겠다는데 이를 비판할 수만도 없다. 차라리 중앙정부에서 지원 규모가 큰 영아수당과 첫만남이용권 제도를 확대 시행하는 지금을 출산지원금 경쟁에 대한 제한 장치를 마련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출산과 인구에 대한 지역의 정책은 개별적이고 독립적으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개인과 지역 사이에서 나타나는 인구 변동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 미시적 수치만으로 정책의 효과성을 평가하는 것은 매우 적절하지 못하다. 인구와 사람과 지역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중앙정부의 정책과 지자체의 정책이 종합적으로 결합되어야 한다. 데이터 자체보다는 사람과 인구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올바른 정치적 결단이 더 과학적인 정책을 만들어준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서울대 보건대학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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