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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 아래 숲, 하마터면 사라질뻔∼

입력 : 2022-10-04 19:05:00 수정 : 2022-10-04 18:5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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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시장, 친환경 도심 재정비 추진
수령 100∼200년 된 나무 베어내고
매표소·카페 등 부속건물 신축나서
시민·환경운동가 반발로 계획 포기

프랑스 파리 시당국이 최대 200년 이상 수령의 나무들을 베어내는 계획으로 논란을 일으킨 에펠탑 앞 소규모 부속 건물 건축 계획을 포기했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파리 시장실은 에펠탑 아래쪽에 매표소, 화장실, 수하물 보관소, 카페, 기념품 가게 등이 들어설 건물 4개 동을 신축하는 계획을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안 이달고 파리시장이 추진 중인 친환경 도심 재정비 프로젝트의 일부였으나, 이를 위해 100∼200년 된 아름드리나무 20여그루가 베어져야 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프랑스 환경운동가들이 5월 파리시가 추진하던 에펠탑 앞 건물 신축 계획이 오래된 나무들을 죽일 것이라면서 수령 200년 이상 된 아름드리나무에 올라 규탄 시위를 하고 있다. 파리=AFP연합뉴스

잘려나갈 운명에 처한 나무 중에는 1889년 준공된 에펠탑보다 나이가 많은 플라타너스 세 그루도 있었다. 이 나무들은 1814년 병사들이 햇볕을 피해 쉴 공간을 만들라는 나폴레옹의 지시에 따라 프랑스 전역에 심긴 수백 그루 가운데 일부라고 프랑스 라디오방송 RFI 등이 전했다.

파리시 계획이 알려지자 프랑스 수목감시그룹의 토마 브라이가 이들 나무 중 하나에 올라 텐트를 치고 단식 농성을 벌이는 등 반발이 거셌다. 환경운동가 탱귀 르 당테는 “수령 200년 된 나무는 새로 심은 나무 700그루의 가치가 있다”고 했다. 생태계적 가치가 큰 나무들을 베는 것은 친환경 도시로 탈바꿈하겠다는 취지에 반한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었다. 시당국의 계획을 규탄하는 청원에도 약 15만명이 동참했다.

논란이 커지자 파리시는 지난 5월 “100년 이상 된 나무는 베지 않겠다”며 한발 물러섰으나, 환경운동가들은 “건물 신축은 오래된 나무의 뿌리층을 위협한다”고 건물 건축 계획 자체를 백지화할 것을 요구하며 완강히 맞섰다.

이번 논란은 결국 에마뉘엘 그레구아르 파리 제1 부시장이 이날 주간지 ‘주르날 뒤 디망슈’와 인터뷰에서 “에펠탑 아래쪽의 모든 건설 계획은 완전히 취소한다”고 밝히면서 종지부를 찍었다. 그레구아르 부시장은 그러면서도 “도심 재정비 사업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펠탑 밑 건물 신축 계획을 철회해 일부 마찰 요소를 제거하되 전체 프로젝트는 그대로 진행한다는 의미다.

‘원(One)파리 프로젝트’로 알려진 재정비 사업은 에펠탑 주변에 버스 외 차량 통행을 대부분 금지하고 자전거 도로와 보행로, 녹지 공간을 확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에펠탑 주변의 극심한 교통 혼잡을 해소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한다는 목적으로 파리시가 4000만유로(약 562억원)를 들여 추진 중인 사업이다. 파리시는 2024년 올림픽 개막 전에 이 프로젝트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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