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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요 현안 “신문서 봤다”는 한덕수, 말만 책임총리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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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22 23:21:28 수정 : 2022-09-22 23: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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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어제까지 나흘간 진행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 잇따라 “신문에서 봤다”고 답변해 빈축을 샀다. 한 총리는 19일 878억원 영빈관 신축 계획에 대해 “저는 몰랐고,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 답했다. 20일에도 대통령 전용 헬기가 착륙 과정에서 손상된 사고를 질문받자 “신문에서 봤다”고 답했다. 하지만 헬기 사고는 신문에 보도되지 않았다. 얼마나 답변이 부적절했으면 야당은 “신문 총리”라고 비아냥거렸고, 여당 의원들도 “모골이 송연해졌다”고 비판 목소리를 냈겠는가. 논란이 커지자 한 총리는 어제 “언론에서 본 것으로 잘못 답변드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 총리는 ‘박진 외교부 장관이 어디 있는가’라는 질문에도 “영국에 있는 대통령을 모시는 걸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당시 박 장관은 미국 뉴욕에서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했다. 행정부를 통할하는 총리가 한·일 외교장관회담이라는 주요 현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한 총리가 잠시 착각했을 수도 있지만, “신문에서 봤다”는 잇단 답변으로 미뤄볼 때 총리가 국정의 중심에서 비켜나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 한 총리를 지명하며 책임총리를 강조했다.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을 내각으로 분산하고, 총리 주도의 국정운영을 실천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런데 총리는 수백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영빈관 신축을 모르고 있었다. 정치적으로도 민감한 사안인 만큼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외교부 장관의 동선도 헷갈렸다. 총리가 국정을 장악하지 못하고 주요 현안이 총리에게 제대로 보고되지 않는다는 의심이 든다. 국정운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과거 정부도 임기 초에는 책임총리제를 운영하겠다고 큰소리를 쳐놓고는 얼마 되지 않아 흐지부지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영삼정부의 이회창 전 총리나 노무현정부의 이해찬 전 총리 등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책임총리를 구현한 전례가 없었다. 그래서 식물총리, 대독총리, 방탄총리라는 말이 나왔다. 한 총리가 책임총리에 걸맞은 인사권을 행사하거나 내각의 기강을 잡았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 한 총리의 각성이 필요하지만 책임총리 구현의 가장 중요한 관건은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의지다. 대통령이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책임총리제는 구두선에 그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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