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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불법파업 권장하는 법”…'정치권 화두' 노란봉투법, 뭐길래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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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18 12:56:48 수정 : 2022-09-19 10: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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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투쟁에 기업들 손배소로 맞불 놓자 야권 나서

노조 비폭력 파업하면 기업은 손해배상 청구 못해
경영계 “불법쟁의까지 면책…재산권 과도하게 침해”
“손배소 봉쇄, 노조 절대적 유리…찬반 논의 뜨거워”

“사실상 노조의 불법파업을 권장하는 법안입니다.”

 

18일 경영계의 한 원로는 정의당이 주축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른바 노란봉투법에 대해 이처럼 평가했다. 그는 “노조의 불법파업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를 막는 것은 기업에게 노조의 투쟁행위를 잠자코 지켜보기만 하라는 것”이라며 “이런식이면 노조에게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노조의 파업 등 행위로 기업이 손해를 보더라도 폭력이나 파괴가 아닌 이상 손해배상과 가압류를 청구할 수 없도록 개정을 진행 중인 이 법에 대해 노조와 경영계, 정치권 안팎에서 찬반 논쟁이 뜨겁다. 특히 최근 대우조선해양 등 기업이 민주노총의 파업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강경 움직임을 보이자 정치권이 이를 방어할 수단으로 법안 개정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란봉투법이 뭐길래, 노조경영계 찬반 논쟁

 

18일 국회 등에 따르면 노란봉투법은 2014년 쌍용차 불법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들이 47억원 손해배상 판결을 받자 이들을 돕기 위한 성금이 노란봉투에 담긴 데서 유래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조와 3조를 개정한 것으로, 노동조합의 파업 등 쟁의 행위로 손해를 보더라도 폭력이나 파괴가 아닌 이상 손해배상·가압류를 청구할 수 없게 한 것이 핵심이다

 

19대 국회였던 2015년부터 관련 법안이 여러 차례 나왔지만 반대여론에 부딪혀 별다른 진전 없이 폐기됐다.

 

이번 개정안은 정의당 의원 6명 전원이 발의했고, 더불어민주당 의원 46명도 이름을 올렸다. 노동계는 기업들이 파업 노동자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다고 판단, 이 법안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지난 7월 21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에서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가 협상을 재개하고 있다. 노사 협상은 전날 마라톤 협상으로 극적 타결 기대감이 높았지만 손해배상 소송 취하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뉴스1

하지만 경영계는 불만이 크다. 정당한 쟁의행위가 아니라 불법쟁의 행위까지 면책해주는 것은 사용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것이다.

 

한 대기업의 인사 관련 임원은 “노조의 불법행위에 손해배상 마저 못하게 한다면 기업으로서는 방어할 수단이 없어지는 것”이라며 “해외 선진국 중 이같은 노조의 불법행위를 면책해주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실제 대부분의 국가는 노조의 불법쟁의 행위에 대해 기업이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조 활동에 관대한 프랑스 조차도 1982년 노조의 모든 단체행동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금지하는 법률을 개정했지만 법원의 위헌 결정에 따라 최종적으론 시행하지 못했다.

 

영국에선 노조 불법파업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시 노조 규모별로 상한액을 정하고 있고. 독일도 노조가 불법 파업을 할 경우 노조는 물론, 파업에 참가한 근로자에 대해 사용자는 영업권 침해를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하이트진로 본사 로비 점거를 해제한 지난 8월 24일 서울 강남구 본사 건물 옥상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조합원들이 로비 점거를 해제하고 건물을 나선 다른 조합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원천차단하라

 

그렇다면 이 시기 노조의 지지를 받고 있는 야당을 중심으로 노란봉투법이 재계 화두로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가. 최근 잇따르는 노조의 투쟁행위에 기업들이 손해배상 청구로 맞불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극한 반발을 의식해 기업들은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가능한 피해왔지만, 최근 사측은 불법폭력에 손놓고 있지 않겠다는 의지로 손해배상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불법 점거 파업으로 회사에 큰 손해를 입었다며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하청노조를 상대로 47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결정 한바 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8000억원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는데, 하청노조의 지급 능력과 작업재개 이후 복구가 이뤄진 점을 고려해 손배소 금액을 낮춘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500억원이 적은 금액은 아니다.

 

하이트진로도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본사 기습점거로 피해를 봤다며 55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바 있다. 시민단체 손잡고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노조원 25명에게 총액 55억5110만원에 이르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며 2억원 상당의 부동산 가압류 2건, 차량 가압류 1건 등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장 봉쇄와 본사 점검 등에 결국 하이트 진로는 손해배상 등을 철회하며 노조와 합의했다.

 

과거 사측은 적극적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나서기보다는 타협점을 제시하는 방법을 모색해왔다. 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다 해도 파업이 끝나면 노조를 달래기 위해 손해배상 청구를 거두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노조의 불법 점거에 최근 재계가 소극적인 모습에서 탈피해 적극적으로 책임을 묻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결국 노조와 기업의 싸움에서 야권이 손해배상 청구를 봉쇄하는 것은 노조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법안”이라며 “상임위와 법사위에서도 관련 법안에 대한 찬반 논의가 뜨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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