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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문(反文) 빅텐트’ 구상 펼친 윤석열… 국민의힘과 본격 주도권 싸움

입력 : 2021-06-16 18:38:50 수정 : 2021-06-16 23: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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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당 시기 놓고 ‘밀당’ 계속

윤석열측 “탈진보 세대도 포용
자유민주주의·상식·공정이 중심”
제3지대서 펼칠 여지도 남겨놔

구심력 키운 국민의힘, 입당 촉구
대선주자 하태경 “尹 화법 모호”

이준석, 안철수 만나 합당 논의
李 “대선버스 시동 전 합당해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윤석열(사진) 전 검찰총장이 6월 말∼7월 초 예고한 대권도전 선언을 앞두고 ‘반문(반문재인) 빅텐트’를 펼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하지만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지난 4·7 재보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둔 데다 첫 30대 대표 선출로 야권 재편의 구심력을 키운 만큼, 윤 전 총장의 입당 여부와 시기를 놓고 양측 간 주도권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은 16일 라디오방송에서 국민의힘 입당 여부와 관련해 “윤 전 총장은 국민이 가르치는 대로 갈 것이라 말했다”며 “보수, 중도, 진보, 그리고 문재인정부에 실망한 탈진보 세대까지 아우르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와 상식, 공정이라는 가치에 동의한 사람과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문 빅텐트’를 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에 입당해 중도·진보를 아우를지, 제3 지대에서 빅텐트를 칠지에 대해선 “국민의힘을 정권교체 플랫폼으로 쓰겠다는 생각이 들면 할 수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열려 있다”고 말했다. 또 “지금 국민의힘 의석수가 102석이라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을 압도해야만 집권 이후에 안정적 국정운영을 할 수 있다”며 “지금 국민의힘을 통해 이기는 것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최근 윤 전 총장의 일련의 행보는 외연 확장을 위한 빅텐트론과 일맥상통한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1일 6·15남북공동선언을 기념하며 김대중(DJ)도서관을 방문했다. 지역적으로 호남, 정치성향별로는 중도와 진보, 이념적으로는 햇볕정책을 아우르며 김 전 대통령이 상징하는 가치를 끌어안겠다는 메시지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DJ는 대선 승리를 위해 경쟁자였던 김종필(JP)과 손잡고 집권 후에 정치 보복을 하지 않았던 포용적 인물”이라며 “윤 전 총장의 DJ기념관 방문은 DJ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치며 지지 기반을 넓히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하지만 국민의힘이 대변화로 야권 재편의 구심력을 키운 만큼 양측의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준석 대표는 윤 전 총장의 빠른 입당을 촉구하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도 이날 “(윤 전 총장 측의) 화법이 모호하고 너무 자신감이 없다”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사실은 윤석열 1기다. 안철수 신드롬이 확 떴다가 점점 저물었던 이유가 그런 모호한 화법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의 ‘죽마고우’로 알려진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 강연에서 “이 대표의 새 정치와 누군가의 큰 정치가 결합해야 정권교체가 될 것”이라며 “국민의힘 지지를 유보하고 있는 중도 민심까지 아우르는 정치적 스펙트럼을 대표할 큰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가 16일 서울 국회에서 취임 후 인사차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방문해 악수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국민의힘은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를 시작하며 야권 재편 시동을 걸었다. 이 대표는 이날 안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합당 이후의 당은 안 대표와 과거 바른정당 동지들의 꿈이 반영된 아주 큰 범주의 당이 될 것”이라며 “다만 전쟁 같은 합당이 되지 않도록 신뢰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대선 버스에 시동을 걸기 전 합당으로 혁신의 의지를 보이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며 “안 대표에게 합당 선언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일각에서 당명 변경을 포함한 신설 합당을 주장한 것과 관련해선 “저는 오히려 반대의 내용을 인수·인계받았다”며 “안 대표가 ‘조건 없는 합당’을 선언했던 그 정신을 유지하고 있다고 믿는다. 조만간 사무총장을 임명하면 실무협상 책임자를 정해 정확한 답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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