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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민 父 “익사 예상했고 어떻게 물 속에 들어갔나 궁금… 결정적 제보 필요”

입력 : 2021-05-14 06:00:00 수정 : 2021-05-14 14: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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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부검 결과 발표한 경찰, 정민씨 ‘마지막 40분’ 수사력 집중
서울경찰청 제공.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실종됐다가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22)씨 사인이 ‘익사’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가 13일 발표됐다.

 

정민씨의 부친 손현(50)씨는 “처음부터 (사인이) 익사일 거라 추정하고 있었다”면서 “부검으로는 알 수 없는 내용인 (아들이) 어떻게 물에 들어갔는지 밝혀내야 한다”고 거듭 호소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런 부검 결과와 함께 “손씨의 머리 부위에서 발견된 2개의 상처는 사인으로 고려할 정도가 아니”라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정민씨 실종 당일인 4월25일 새벽 3시38분부터 4시20분쯤 사이 손씨와 친구 A씨의 행적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차량 등을 포함한 탐문 과정에서 정밀한 분석이 필요한 유가치한 제보를 확보해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경찰은 한강공원에서 손씨와 A씨를 목격했다는 6개 그룹 9명의 진술을 종합해 당일 오전 2시부터 3시38분까지 약 2시간의 정황을 확인했다.


경찰이 해당 시간대(40분)를 특정한 이유는 ▲친구 A씨가 어머니에게 전화해 “정민이가 안 일어난다”고 말한 시점이 새벽 3시38분이었고, ▲한 목격자가 그날 오전 4시20분쯤 손씨와 A씨가 누워있었던 곳에서 강가 쪽으로 10m가량 떨어진 곳에서 가방을 멘 채 잠들어 있는 A씨를 깨웠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 목격자는 당시 A씨가 자고 있는 모습이 위험해 보여 깨웠으며 주변에 정민씨는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목격자는 A씨를 깨워 한두 마디 대화를 나눈 뒤 A씨가 이동하는 것까지 봤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러나 A씨는 잔디 끝 경사면에 누워 자고 있었거나 목격자가 자신을 깨운 상황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목격자가 4월25일 새벽 4시20분쯤 자고 있는 친구 A씨를 발견했다는 잔디밭 끝 경사면의 모습. 서울경찰청 제공

 

경찰 관계자는 “몇 가지 중요하게 확인해 봐야 할 제보들이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특히 새벽 3시38분까지 손씨와 함께 있었던 A씨가 40여분 사이 왜 10m쯤 떨어진 곳에서 혼자 발견됐는지도 밝혀내야 한다.

 

경찰은 새벽 3시38분부터 4시20분 사이 한강공원에 세워져 있었던 154대의 차량 블랙박스를 확보해 영상을 분석하는 한편, 추가 목격자가 있는지 탐문 중이다.

 

지난 12일에는 친구 A씨를 불러 프로파일러와 2시간가량 면담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A씨의 노트북과 어머니의 휴대전화에 이어 아버지의 휴대전화와 이들 세 사람이 정민씨 실종 당일 오전 5시10분쯤 다시 한강공원을 찾았을 당시 타고 온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도 마쳤다고 경찰은 밝혔다.

 

손씨와 A씨는 사건 당일 여러 차례에 걸쳐 360㎖ 소주 2병, 640㎖ 페트소주 2병, 청하 2병, 막걸리 3병 등 총 9병의 주류를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에 알려진 구매량(소주 1병, 막걸리 2병)보다 많은 양이다.

 

구매한 술을 누가 얼마나 더 마셨는지 등은 파악하기 어려우나 경찰은 두 사람 모두 만취할 수준으로 마셨으며, 정민씨의 경우 술을 마시고 2∼3시간 내에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정민씨 사망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가족에게만 통보했다.

 

이에 손현씨는 “경찰로부터 통보받은 혈중알코올농도의 정확한 수치를 알리고 싶지 않다”면서 “다만 면허취소 수준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면허취소 수준은 혈중알코올농도가 0.08% 이상에 해당한다.

 

이날 한 매체는 정민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154%로 나타났으며, 문제가 될 약물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한강 실종 대학생’ 고(故) 손정민(22)씨를 추모하는 꽃과 메모가 놓여있다. 뉴스1

 

한편 손현씨는 이날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시간을 특정할 수 있거나 무엇인가 규명할 수 있는 결정적 제보가 필요한 시기”라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그는 국과수 부검 결과에 대해 “예상했다”면서 “부검에 들어가기 전 담당 형사분들이 (사인이) 익사라고 했을 때부터 어떻게 물에 들어갔는지는 국과수에서 규명할 수 없다고 그랬다. 처음부터 경찰에 ‘익사를 전제로 어떻게 들어갔는지’ (수사)해야 한다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분의 관심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이라며 “일반적인 실종이나 익사로 끝날 수 있는 사건을 여기까지 (끌고) 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라고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아들이 어떻게 물에 들어갔는지 밝히는 것이 궁금할 뿐”이라며 “그건 꼭 밝혀야 한다. 그 기대가 제게 유일한 힘이고 무기”라고 거듭 강조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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