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이민 갈지 모르니 영어 읽어줘” “최고의 시어른들이세요” 정인이 양모 옥중편지 추정글

입력 : 2021-05-11 07:47:00 수정 : 2021-05-11 14:31:2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남편 편지서 “주식 정리 잘했다” “방에서 샤워한다”
정인양 언급은 ‘반려견’ 이야기하며 단 한 차례
유튜브 채널 제이tvc 캡처

생후 16개월 입양아 정인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모가 남편과 시아버지에게 보낸 ‘옥중편지’로 추정되는 편지 글이 공개됐다. 

 

유튜브 채널 제이tvc는 지난 9일 양모 장모씨가 옥중에서 남편 안모씨에게 보낸 편지라며 5쪽 분량의 편지를 공개했다. 해당 유튜버는 이 편지를 습득하게 된 경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제가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말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편지를 습득했음을 추측케 했다.

 

공개된 편지에는 출소 후 이민을 예고하며 친딸의 영어교육에 관해 당부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랑하는 우리 남편”으로 시작하는 편지에는 “꾸준히 영어로 보고 들려주는 게 좋다. 그래야 갑자기 ‘웬 영어’하는 생각도 안 들고 어색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집에서는 영어, 밖에서는 자유롭게 해라. 진짜 이민을 가게 될지도 아직 모르고 가게 되면 그때 가서 생각할 문제이려나”라고 이민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유튜브 채널 제이tvc 캡처

또 “탄원서가 많이 들어갔다는데 판결에 큰 영향을 미치길 기도한다”며 “내일 마지막 반성문을 제출할 것이다. 기도하면서 잘 쓰겠다. 굳건한 믿음 위에 서서 잘 준비해보자”고 재판 결과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주식 정리도 잘했다”라며 “신기한 게 어젯밤 뉴스에 딱 주식이 전체적으로 떨어졌다는 뉴스 나오던데”라고 주식을 언급한 부분도 있다.

 

작성자는 “실외 운동 불가능한 구치소도 많은데 흙을 밟고 하늘을 바라보며 비 맞을 수 있는 것도 정말 감사한 것 같다”, “이제 샤워실 안 가고 방에서 한다. 복도 오가며 신경 쓰는 것도 그렇고 찬물로 해도 시원하다” 등 구치소 생활도 전했다. 해당 방송에서는 구치소에서 장씨와 4일을 함께 보냈다는 제보자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장씨는 너무 밝고 활발하게 아침마다 성경책을 읽는 등 생활해 초반에 누구도 정인양 학대 가해자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이 편지는 “사랑해요. 내 사랑 보고 싶어요”라는 말로 끝난다. 정인이에 관한 언급은 단 한 차례 있었는데, 그것도 ‘반려견을 보면 정인이가 생각날 것’이라는 내용이 유일했다. 편지에서 “코코(반려견) 찾게 될까 봐 걱정했는데 그러면 입양 가족들이나 정인이 생각도 나게 될 테고…”라며 “새로운 강아지가 생기면서 코코를 잊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이라고 적은 부분이다.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입구에서 시민들이 양모 장모씨가 탑승한 것으로 보이는 호송차를 향해 팻말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작성자는 어버이날 시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우리 아버님 어머님은 최고의 시어른들이세요”라며 “멋진 아들 허락해 주심에 감사드리고 손녀도 돌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라고 썼다.

 

이어 “저는 두 분이 너무 자랑스럽고 어머님 아버님의 며느리라 너무 행복하다”며 “하나님께서 마음을 기쁨으로 가득 채워 주시길 두 분 위해 매일 기도합니다”라고 편지를 마쳤다.

 

한편 정인양은 지난해 10월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 온몸에 멍이 든 채 실려온 뒤 숨졌다. 당시 머리와 복부 등에 학대를 의심하게 하는 상처가 있었는데 정인양 시신을 부검한 결과 췌장이 절단되고, 소장·대장 등이 손상돼 사망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장씨는 살인,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아동 유기·방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안씨는 아동유기·방임, 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상태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장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안씨에게는 징역 7년 6개월을 구형했다. 이들의 1심 선고 공판은 오는 14일 열린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