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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비만 치료 공식 권고한 W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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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2-02 23:12:12 수정 : 2025-12-02 23:12:11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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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을 호흡곤란·수명 단축과 연관된 의학적 문제로 처음 기술한 인물은 기원전 5~4세기 그리스 의사 히포크라테스다. 그는 자신의 의학서에 “과식하고 운동하지 않으면 비만해진다”고 적었다. “갑자기 체중이 불어나는 것은 질병의 전조”라는 경고도 남겼다. 비만 환자에게 “숨이 차오를 때까지 걷게 하라”는 등 당시 기준으로는 매우 적극적인 운동요법을 처방했다고도 전해진다. 비만을 풍요와 권력의 상징으로 보는 묘사도 있긴 하나, 치료 대상으로 본 고대 문헌은 상당수 존재했다.

19세기 의사들은 비만을 질병으로 인식했다. 1863년 영국의 의사 윌리엄 밴팅은 자신의 체중 감량 경험을 토대로 저탄수화물 식단을 소개했다. 비만에 대한 처방이었다. 밴팅은 비만의 원인이 단순 과식이 아니라 정제 탄수화물과 설탕의 과다 섭취로 보고 고당류 음식의 제한을 주장했다. 현대 키토제닉 다이어트(Ketogenic diet)의 기원에 해당한다.

다이어트가 본격화한 것은 20세기 접어들면서다. 이 시기 유행했던 다이어트 요법들 중에는 유해하고 불법적인 것들이 적지 않았다. 신진대사율을 극단으로 끌어올려 ‘기적의 감량제’로 불렸던 디니트로페놀(DNP)도 그중 하나다. 고열·실명·사망 사례가 잇따르자 193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사용을 금지했다. 필로폰으로 알려진 메스암페타민도 마찬가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졸음 쫓는 용도로 사용되다 종전 이후 다이어트 약으로 변신했지만 중독성, 불면, 심혈관 부작용이 드러나 사용이 중단됐다.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규제가 강화되는 계기였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비만 환자에 대한 비만치료제 사용을 공식 권고했다. WHO가 비만 환자 전반을 대상으로 비만약 사용 지침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효능을 인정했다는 의미다. 세계 비만 인구는 2030년에 20억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비만이 인류가 마주한 최대 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과연 인류가 음식에 대한 끝없는 갈망과 자극적인 광고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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