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학실험’ 대면 시험서 적발
부정행위 나온 반 재시험 실시
AI 일상화 불구 규정은 뒤처져
10곳 중 7곳 가이드라인 없어
“평가 방식 등 제도 변화도 필요”
최근 연세대, 고려대 등 대학가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집단 부정행위가 잇달아 적발된 가운데 서울대에서도 비슷한 부정행위 정황이 드러났다.
AI 활용이 보편화된 시대 흐름에 맞춰 대학 교육 환경과 제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대는 지난달 치러진 교양 과목 ‘통계학실험’ 중간고사에서 일부 학생이 생성형 AI를 이용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12일 밝혔다.
문제가 발생한 강의는 30여명이 대면으로 수강했는데, 중간고사는 강의실에 비치된 컴퓨터를 이용해 치러졌다. 학교 측은 문제 풀이 과정에서 AI를 활용하지 말라고 공지했으나 일부 학생이 이를 어기고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대 관계자는 “해당 분반은 재시험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며 “집단적 부정행위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고려대에서는 지난달 한 교양 과목 중간고사 과정에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한 집단 부정행위가 적발됐다. 일부 학생이 강의 정보 공유방을 만들어 문제를 공유하고 답안을 주고받은 것이다. 이 강의는 수강생만 1400명이 넘는 대형 강의로 수업과 시험이 모두 비대면 방식으로 치러졌다. 학교 측은 ‘시험 중 AI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학생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대학생들은 시험 과정에서 AI 사용을 막을 방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양대생 김모(21)씨는 “학과생 대부분이 챗GPT에 묻는 방식으로 과제를 해결한다”며 “과제를 하는 과정에서 공부를 안 하다 보니 시험 기간만 되면 그제야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험까지 AI를 쓰면 공부할 필요가 없어져 학교에서 아무것도 얻어가는 게 없는 것”이라고 했다.
비대면 시험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서울대생 류모(21)씨는 “비대면으로 시험을 치르면 부정행위를 절대 잡아낼 수 없다”며 “비대면 강의를 한다고 해도 시험은 학교에 와서 통제된 상황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도 “1학기에 비대면 시험이 있었는데 문제를 그대로 복사해 챗GPT에 물어보니 답이 나왔고, 수강생들이 거의 다 좋은 점수를 받았다”며 “오히려 안 쓰면 손해였다”고 말했다.
한국AI교육협회장인 문형남 숙명여대 글로벌융합대학 학장은 “비대면 시험은 기술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환경이라 평가 방식 자체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일상 깊숙이 들어온 상황에서 암기형 시험이 아닌 다른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히 부정행위로 규정해 처벌하고 끝나는 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학생들은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가이드라인조차 없는 대학이 많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전국 131개 대학 중 생성형 AI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적용·채택한 곳은 30곳(22.9%)에 불과했다. 서울대는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수업 운영 방침은 전적으로 교수 재량에 맡겨 학교가 규정과 지침을 강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초·중·고부터 AI 윤리교육을 강화하고 대학생 대상 교육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거점국립대를 중심으로 AI 기본교육을 강화하고, 내년부터 30개 대학이 AI 윤리적 활용 등 다양한 교양강좌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AI를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초·중·고 단계부터 대학생까지 AI 리터러시 교육을 지속해서 강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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