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배출 하시면 티켓 드려요. 경품 추첨 참여하실 수 있어요.”
31일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미디어센터 주변에 있는 ‘K-푸드 스테이션’에는 음식을 받으러 온 줄이 길었다. K-푸드 스테이션은 떡볶이, 한과, 라면, 떡 등 유명한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다. 에이펙 정상회의에 참가하는 각국 대표단과 미디어 관계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음식 종류가 다양한 만큼 쓰레기도 다양하다. 음식을 담은 그릇은 식사가 끝나면 모두 쓰레기가 된다. 푸드 트럭을 돌며 식혜 한잔, 떡볶이와 감자튀김, 약과 하나만 받아도 플라스틱 컵과 뚜껑, 종이그릇 2개, 꼬치 2개, 비닐 하나를 버려야 한다.
에이펙 기획단은 대형 행사 때마다 골칫거리인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리배출 추첨 행사’를 마련했다.
뉴질랜드에서 온 기자 샘 사흐데바(37)는 쓰레기를 분리배출한 뒤 행사 요원에게서 ‘Ticket for Lucky Draw(행운 추첨 티켓)’이라고 쓰인 종이 티켓을 받았다. 이벤트 부스로 가자 추첨을 돕던 김모씨(31)가 티켓을 코인으로 바꿨다. 캡슐 뽑기기계에 코인을 넣으면 색종이가 담긴 캡슐이 나오고, 색깔에 따라 경품이 정해진다. 샘은 빨간 종이가 나와 ‘2025 경주 에이펙’ 마크가 새겨진 빨간 수첩과 하얀 펜을 받았다.
샘은 “뉴질랜드에서 모두가 분리배출을 하진 않는다”며 “요즘 사람들은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은 데다가 분리배출을 하면 보상까지 주니까 분리배출이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도 자연스럽게 분리배출할 수 있는 이벤트”라고 말했다.
김씨는 “첫날과 이튿날까지는 한국인이 80∼90% 정도 됐는데 다음날부터 미국·베트남·태국·중국 등 다양한 외국인들이 오고 있다”며 “중국인들이 많이 온다”고 설명했다.
이벤트 부스는 꾸준히 붐볐다. 김씨와 잠깐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3명이 경품을 받아 갔고, 1명은 어떻게 참여하면 되는지 상세히 물었다.
수첩을 받아 들고 가던 경찰 김모씨(31)는 “환경오염이나 생태계 보호가 요즘 관심사인데 부담스럽지 않게 참여하면서 지구 보호에도 나서는 자동 순환 구조라서 좋다”며 “재미도 있어서 외국인들이 많이 참여할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샘처럼 분리배출이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은 추첨 행사를 반겼다. 27일부터 경주를 찾았다는 한국계 미국인 사무엘 기훈 김(23·인터넷언론 인턴)은 “미국 사람들은 쓰레기를 버리면 당연히 정부에서 분리수거해줄 거라고 생각하다보니 대부분 비닐봉지 하나에 쓰레기를 모아 버린다”며 “이벤트를 하는 것부터 흥미롭고, 선물을 준다고 하니 다들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행사 덕분인지 쓰레기통 주변도 깨끗했다. 쓰레기통 옆에서 안내하던 이재헌(27)씨는 어떤 쓰레기를 어디 버리면 되는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그는 “크게 관리하지 않고 쓰레기통에 종이만 깔아놔도 사람들이 깔끔하게 분리수거한다”고 말했다.
에이펙 준비기획단 관계자는 “해외 미디어 종사자들이 많은 만큼 한국이 분리배출을 잘 하고 있고, 환경보호에 나서고 있다는 모습도 보여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주변에 있는 미디어센터에는 내외신 언론인뿐만 아니라 대표단 등 에이펙 참가자 전부가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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