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이게 얼마야”…1억 넣으면 매달 150만원 준다고요?

관련이슈 이슈플러스

입력 : 2025-09-18 06:10:47 수정 : 2025-09-18 06:26:46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ETF 투자 열풍…‘저비용·편의성’ 매력 뒤에 숨은 함정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ETF 순자산은 232조원으로, 불과 5년 전(약 50조원 수준) 대비 4.5배 가까이 커졌다.

 

ETF를 단순히 ‘저렴하고 안전한 투자 수단’으로 보는 것은 위험하다. 게티이미지

단순한 펀드가 아닌 ‘실시간 거래 가능한 분산투자 수단’이라는 점이 개인 투자자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ETF를 무조건 ‘저위험·고효율 상품’으로 보는 것은 착각”이라며 경고한다.

 

◆ETF, 왜 이렇게 인기일까?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ETF는 비교적 낮은 운용보수로 다양한 종목에 분산투자가 가능하다. 증시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최근에는 ‘분배형 ETF’까지 늘어나면서 매달 일정 금액을 현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는 홍보 문구가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1억원 투자하면 매월 150만원 받는다”는 식의 광고가 대표적이다.

 

분배금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ETF 분배금은 펀드 자산에서 지급되는 것이어서, 순자산가치(NAV)가 하락하면 결국 원금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분배율 환상’…분배금이 곧 수익은 아니다

 

ETF의 분배금은 새로운 수익이 아니라 보유 자산 일부를 현금화해 지급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분배가 이뤄지는 시점에는 기준가가 분배금만큼 낮아지는 ‘분배락’ 현상이 발생한다.

 

즉, 분배율이 아무리 높아도 기준가가 계속 하락하면 실제 수익은 줄거나 손실로 전환된다.

 

금융당국 역시 “연 20% 목표분배율이 곧 20% 수익률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투자자 주의를 당부했다.

 

◆비용·추적오차·괴리율…숨어있는 변수들

 

ETF의 또 다른 함정은 보이지 않는 비용이다. 투자자가 체감하는 비용은 ‘운용보수’에 그친다.

 

실제로는 판매보수·신탁보수·지수사용료·감사비용 등이 모두 포함된 합성총보수(TER)를 따져봐야 한다. 장기투자일수록 이런 비용 차이가 수익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ETF가 추종하는 기초지수와 실제 기준가 간 괴리(추적오차), 시장가격과 기준가의 차이(괴리율) 역시 수익률을 흔드는 요인이다. 괴리율이 커질수록 투자자는 의도치 않은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

 

최근 콜옵션이나 레버리지 전략을 담은 ETF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구조가 복잡해 일반 투자자가 전략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시장 상황에 따라 고수익을 노릴 수 있지만, 반대로 손실 위험도 크다는 점에서 ‘안전한 투자’라는 환상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투자자의 책임’…ETF도 공부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최근 ETF 열풍을 투자 문화의 변화로 해석한다. 하지만 동시에 “ETF를 단순히 ‘저렴하고 안전한 투자 수단’으로 보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ETF의 분배율은 그 자체로 수익이 아니다”라며 “기준가 변동, 추적오차, 괴리율, 총보수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고분배 ETF는 자산을 깎아 분배하는 구조인 만큼, 실제 투자자의 수익은 기대보다 훨씬 낮을 수 있다”며 “겉으로 보이는 분배율만 보고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접근”이라고 덧붙였다.

 

ETF는 분명 저비용·편의성 측면에서 매력적인 상품이다. 하지만 모든 상품이 ‘안전한 투자처’는 아니다.

 

‘간편 투자’의 이면을 냉정히 직시할 필요가 있다. 게티이미지

전문가들은 “ETF 투자도 결국 철저한 자기 점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투자설명서를 꼼꼼히 확인해 운용전략이 자신의 투자 목적과 맞는지, 기초지수와 구성 종목의 위험 요인이 무엇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ETF 투자도 공부하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점에서, ‘간편 투자’의 이면을 냉정히 직시할 필요가 있다.


오피니언

포토

손예진 'BIFF 여신'
  • 손예진 'BIFF 여신'
  • 아이들 슈화 '반가운 손인사'
  • 신예은 '매력적인 손하트'
  • 김다미 '깜찍한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