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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SLBM 발사가 도발 아니라는 외교안보 수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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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21 23:43:30 수정 : 2021-10-21 23:4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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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어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공개 긴급회의가 열린 데 대해 “주권국가의 고유하고 정당한 자위권 행사”라고 반발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면서도 “미국과 추종 세력들이 한사코 잘못된 행동을 선택한다면 보다 엄중하고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미국과 동일한 무기체계를 개발, 시험한다고 이를 비난하는 것은 명백한 이중기준”이라고도 했다. 19일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신형 SLBM을 발사해 국제사회에 도발하고도 ‘이중기준’ 운운하는 것은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은 북한 신형 SLBM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고 영국과 함께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으로 이어지진 않았으나,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기자회견에서 “SLBM은 연속적인 무모한 도발의 최신 사례일 뿐”이라며 “불법 활동이자, 여러 안보리 결의의 위반이며,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도발이 아닌 대화에 참여하라는 게 미국의 입장이다.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은 미국 군사력 관련 보고서에서 북한의 대미 위협 수준을 ‘높음’으로 평가하고 “한국은 현재 SLBM에 대한 방어망이 없다”고 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레이더는 120도 시야로 제한돼 동해·서해로부터 날아오는 SLBM을 방어할 수 없고, 한국 구축함에 배치된 SM-2 대공미사일은 대함미사일만 방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데도 정부는 북한 신형 SLBM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지 않고 ‘깊은 유감’만 표명해 말문이 막힌다. 어제 국회 국정감사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은 “도발이라는 것은 영공, 영토, 영해와 국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이라며 “저희가 용어를 구분해서 사용하는데 북한의 위협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전략적 도발’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그제 라디오방송에 나와 “장거리미사일(발사)과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은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했다. 그간 숱한 대북 실언으로 논란을 빚은 송 대표의 말에 비중을 둘 수 없으나 외교안보 수장들의 발언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도발을 도발이라 부르지 못하고 대북 저자세로 일관하는 정부가 국가안보의 책임을 다할 수 있을지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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