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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울의 한 홈쇼핑 건물에서 외제차의 ‘무개념 주차’를 응징했다는 글이 온라인을 후끈 달궜다. A씨는 “벤츠 차주가 두 자리에 주차하고 1시간 동안 잠적했다. 너무 화가 나서 2시간 후 다시 내려가 보복주차하게 됐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차주인 홈쇼핑 쇼호스트가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였다고 비난했다. 흥분한 네티즌이 차주의 신상을 까발리고 당사자로 지목된 쇼호스트가 억울함을 호소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알고 보니 진실은 정반대였다. A씨는 다른 주차공간이 있었는데도 굳이 그곳에 보복주차를 했다. 골탕 먹일 요량으로 차를 빼주지 않은 사람은 A씨였다. ‘차주의 적반하장’도 거짓이었다. 임신 10주차의 차주는 친절하고 사려가 깊었다.

국립대 교수와 교직원들이 실적을 부풀리거나 허위로 만들어 학생지도비를 빼먹다 덜미가 잡혔다. 국민권익위원회에 적발된 금액만 94억원이다. 이들은 학생지도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같은 날 옷을 바꿔 입고 다른 장소인 것처럼 사진을 찍었다. 제자에게 안부를 묻는 수준의 카카오톡 대화 1건당 13만원씩 지도비를 타먹은 교수도 있었다. 스승이 제자에게 도둑질을 지도한 꼴이다.

국민 1618명이 조국 전 법무장관을 상대로 1인당 100만원씩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조 전 장관의 상습적인 거짓말과 불법행위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다. 한 청구인은 소장에서 “조국이 저지른 각종 범죄로 스트레스를 받아 구안와사(안면 신경마비)가 왔고 불면증에 시달렸다”고 했다.

자고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 법이다. 나라 곳곳에 탁류가 스민 것은 위정자들의 잘못이 가장 크다. 대통령부터 거짓에 눈감고 진실을 외치지 않는가. 성추행범이 인권변호사로 추앙받고, 형사 피고인 현직 검사장이 진실을 소리치는 세상이다. 벤츠 차주를 비방한 A씨는 글을 올린 지 6일 만에 “두 번 다시 거짓말과 왜곡으로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는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러나 자신의 거짓 언행에 반성하는 공직자는 아직 한 명도 없다. 가수 나훈아의 노랫말처럼 한바탕 턱 빠지게 웃을 수밖에. 테스형, 나라꼴이 왜 이래?

배연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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