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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투자 실탄 확보·SK 美공장 건설… 최악 피한 배터리전쟁

입력 : 2021-04-11 19:02:09 수정 : 2021-04-11 19:2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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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휴전 선언’ 득실·과제

LG “선도기업으로 과감한 선제 투자”
美에 5조 투자계획 합의금으로 충당

SK, ‘LG 경쟁자 인식’·불확실성 해소
“美 친환경정책·일자리에 더 큰책임감”

급변하는 시장서 기술 집중 여건 마련
양사 이미지 실추·막대한 소송비 ‘상처’
서울 LG와 SK 본사 건물. 연합뉴스

713일 만에 국내 배터리 분쟁이 마무리됐다. 막판까지도 서로 날 선 비판 속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또는 거부권 방어에 주력했던 양 사는 거부권 시한을 하루 앞두고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이날 합의로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을 비롯한 신규 배터리 설비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고, SK이노베이션은 2조원의 배상금 부담을 안았지만 미국 사업은 계속해서 영위할 수 있게 됐다. 2년간 진행된 수천억원에 이르는 소송 비용과 그 사이 실추된 양사의 이미지를 어떻게 회복해 나갈지는 과제로 남겨졌다.

◆2년간 치열한 배터리 전쟁 끝에 10년간 휴전 선언

11일 양사는 합의문을 통해 그동안 진행된 각종 분쟁을 종결하고 향후 10년간도 추가 분쟁을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 여기에는 최근 급성장하는 배터리 시장을 같이 키워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양측의 공감대가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이번 합의로 SK이노는 미국의 배터리 공장을 예정대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조지아주 공장이 준공되면 미국 포드와 폴크스바겐에 배터리를 납품할 계획이다. SK이노는 지난해 완공한 조지아주 배터리 1공장과 현재 공사 중인 2공장에 지금까지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했으며 2023년까지 총 3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LG에너지도 미국에 5조원의 투자계획을 밝힌 만큼 SK이노에서 받은 합의금으로 재투자의 부담을 덜었다. 특히 그동안 치열한 싸움을 이어온 양사가 10년간 휴전에 합의한 만큼 최근 급변하는 배터리 시장의 기술발전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최대 배터리 시장인 미국 정부 향한 양측의 러브콜 계속

양사는 이날 추가 입장문의 상당 부분을 미국 시장을 겨냥한 발언에 공을 들였다.

LG에너지는 이날 추가 입장문을 통해 “이번 합의는 공정경쟁과 상생을 지키려는 당사의 의지가 반영되었으며, 배터리 관련 지식재산권이 인정받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합의를 통해 폴크스바겐과 포드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선도기업으로서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대규모 배터리 공급 확대 및 전기차 확산이 성공적으로 실행되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양사가 선의의 경쟁자이자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의 생태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SK이노도 별도 입장문을 통해 “이번 분쟁과 관련,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친환경 정책, 조지아 경제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더 큰 책임감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2022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앞둔 포드 및 폴크스바겐 등 고객사들의 변함 없는 믿음과 지지에 적극 부응해 앞으로 더 큰 파트너십으로 발전해 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게 된 점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합의로 미국 배터리사업 운영 및 확대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되었으므로 미 조자아주 1공장의 안정적 가동 및 2공장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글로벌 전기차 산업 발전과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내외 추가 투자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처뿐인 영광될까… 각자 셈법 달라

양사는 극적인 합의에는 성공했지만 이번 일로 인한 타격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LG에너지는 거액의 합의금을 받아 실리는 챙겼지만, 2년간 이어진 소송으로 인해 급성장하는 시장에서 투자에 집중할 기회를 잃었다는 평가다. 한때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중국 CATL에 추월을 허용한 것이 그 예다. 특히 최근 폴크스바겐 등 주요 자동차 기업들의 배터리 독립 선언도 이어졌다. 이번 소송전으로 인해 양사 모두 전기차 업체의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다만 LG에너지는 이번 합의금을 바탕으로 다시 재투자를 할 수 있는 추동력을 얻었다.

2년간의 양사가 소송 비용으로 쓴 금액은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다 SK이노는 2조원의 배상금을 물게 됐지만 상처뿐인 영광은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3조원을 투자하고 미국에서 철수할 뻔한 상황에서 향후 안정적으로 계속해서 영업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는 점에서 배상금은 장기적으로 큰 타격이 아니라는 해석이다. 특히 세계 2위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와 맞붙으며 경쟁자로 인식되는 효과도 SK이노 입장에서는 나쁠 것이 없다는 해석이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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