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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량조차 파악 못한 채…'미세먼지 졸속 추경' [뉴스분석]

입력 : 2019-04-24 18:28:48 수정 : 2019-04-24 23: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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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3번째 추경안 편성 / / 미세먼지 감축 2조2000억 투입 / 주요 사업도 대부분 재탕 정책 / 경기 대응에 4조5000억 지원도 / 첫 3조6000억 적자 국채 찍어 / “혈세만 쓰고 효과 장담 못해” 지적

정부가 사회적 재난 수준으로 확산한 미세먼지 대응 등 국민안전에 2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또 4조5000억원을 쏟아부어 경기 침체 우려에 대응한다. 총 6조7000억원에 달하는 추가경정예산(추경) 재원은 적자국채 등을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빚을 내 돈을 푼다는 의미인데, 적자부채 규모가 3조600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효과다. 정부는 추경으로 미세먼지 7000t을 줄이는 효과를 내고, 올해 경제성장률을 0.1%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미세먼지 7000t은 경유 승용차 400만대를 없애는 효과와 맞먹는다. 하지만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내놓은 주요 대책 대부분이 기존 사업 재탕 수준이다. 특히 미세먼지를 줄이겠다면서도 정작 배출량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경기 대응 관련 예산도 “돈만 쓰고 효과를 보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 미세먼지·민생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24일 정부는 이낙연 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총 6조7000억원 규모의 2019년 추경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까지 5년 연속 추경을 하는 셈인데, 문재인정부에서만 세 번째다. 추경 재원은 지난해 결산잉여금 4000억원과 특별회계·기금의 여유자금 2조7000억원이 우선 활용된다. 나머지 3조6000억원은 적자국채 발행으로 조달한다. 정부가 추경을 위해 적자국채를 발행하는 건 처음이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여야 간 공방의 빌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상정을 둘러싸고 파행을 겪고 있어 제때 통과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 총리는 이날 추경안을 국회에 내면서 신속한 처리를 간곡히 당부한다고 밝혔다.

이번 추경 논의는 국민의 미세먼지 불안감에서 비롯됐다. 국가적 재난 수준의 미세먼지가 이어지면서 대응을 위해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지만 정작 미세먼지 배출량에 대한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 이번 추경의 미세먼지 근거 수치는 2017년 9월 발표된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매연을 측정한 종이컵 2개를 들고 있다. 왼쪽이 미세먼지 저감 기능이 있는 신형 엔진의 매연을 측정한 종이컵이며 오른쪽이 기존 구형 엔진의 매연을 측정한 종이컵.

당시 발표에 따르면 2014년 32만4000t인 미세먼지 배출량이 올해 28만3000t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 발표대로라면, 2014년에 비해 미세먼지 배출량이 줄어든 상황인데 추경을 편성하는 격이다.

 

경기 대응 관련 계획도 마찬가지다. 선제적 경기 대응 및 민생경제 긴급지원을 위해 4조5000억원이 투입되지만,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 세수 호황 기조가 꺾이면서 적자국채를 발행해야 하다 보니 소극적으로 추경을 짰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추경(3조8000억원)의 성장률 기여도는 0.06%포인트에 그쳤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기 대응 추경에 포함된 사업을 보면 취약계층 지원이라고 해야 할 수준”이라며 “정부는 0.1%포인트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지만, 돈 쓰고 티도 안 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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