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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치부 못 도려내는 검경…文 "철저히 진상 규명" 경고

입력 : 2019-03-18 18:54:42 수정 : 2019-03-18 23: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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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철저 수사 지시 왜 / 구조적 부패·거악의 존재 아닌 / 일부 개인일탈 취급에 당혹감 / 검경 수사권 조정 악영향 고심 / 野 “편파·왜곡 수사 우려” 반발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장자연·김학의·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보고 받은 후 “사건의 실체와 제기되는 여러 의혹을 낱낱이 규명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현재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전면에 나서 직접 지시를 내린 건 이례적인 일이다. 검찰과 경찰 지휘부가 내부적 치부를 도려내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바람에 국민적 의혹이 확산하고, 나아가 공권력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번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버닝썬 사건은 대통령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직접 원인을 제공한 사건으로 꼽힌다. 청와대는 당초 경찰이 스스로 의혹 없는 수사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민갑룡 경찰청장 등 지휘부가 거듭 늑장 대처하고, 수사팀은 버닝썬을 비호하는 듯한 발언을 함에 따라 청와대가 당혹스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구조적 부패와 거악의 존재’를 도외시하고 일부 개인의 일탈로만 취급 중인 경찰의 수사방향은 “연예인 등 일부 새로운 특권층의 마약류 사용과 성폭력 등이 포함된 불법적 영업과 범죄행위에 대해 관할 경찰과 국세청 등 일부 권력기관이 유착해 묵인·방조·특혜를 줬다는 의혹”이라는 문 대통령의 인식과 큰 괴리가 있는 실정이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일평생 수사권 독립을 외치던 민 청장을 위시한 지휘부가 실제로는 너무나 ‘수사 감각’이 없어 놀랐다”며 “민 청장이 버닝썬 사건을 두고 ‘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계속 오판하고 있단 말이 들린다”고 말했다.

버닝썬 사건에 비해 장자연·김학의 사건은 현정부가 다소 자유로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정권 교체 이후에도 공소시효 등 편의적인 규정을 들어 진실규명을 가로막는 검찰의 행태를 그대로 뒀다간 자칫 현정부 책임론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부패구조를 도려내지 않으면 앞으로도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는 사건이기도 하다.

 

청와대는 경찰이 부실한 수사결과를 내놓을 경우, 현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검경 수사권 조정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론 “오늘은 검경 수사권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세 사건에 대한 수사의 명쾌함의 정도가 향후 검경 수사권 조정과 연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문 대통령이 “검찰과 경찰의 현 지도부가 조직의 명운을 걸고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18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2시부터 1시간 동안 청와대에서 박상기 법무부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장자연·김학의·버닝썬 사건 관련 보고를 받고 "법무부 장관과 행안부 장관이 함께 책임을 지고 사건 의 실체와 제기되는 여러 의혹들은 낱낱이 규명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편파·왜곡 수사 우려를 제기하며 공정수사를 촉구하는 등 반발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문재인정부에 대한 일각의 우려처럼 목적을 정한 수사, 편파 수사, 왜곡 수사가 이뤄지지 않길 바란다”며 “버닝썬 사건의 은폐, 비호의 중심에 문재인정권의 민정수석실 유모 총경이 연루돼 있음이 드러났는데 자기 사람을 엄정하게 수사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는 경남 통영 중앙시장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엄정한 수사를 해야 하고 왜곡 수사, 편파 수사를 하면 안 된다”며 “수사라는 것은 누가 봐도 바르고 공정하고 정확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검경이 한 치의 망설임이라도 보인다면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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