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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JP에 무궁화장 추서… 文대통령 조문은 않기로”

입력 : 2018-06-25 19:14:22 수정 : 2018-06-25 18: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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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대 보수’ 논쟁 비화조짐에 조기 진화 / “유족들에 예우 갖춰 애도 표하라 행안부 장관에 지시 … 이것으로 갈음 / 대통령 취임후 직접조문 한적 없어 / 훈장 추서, 전직총리 관례 따른것”/ 金 前총리 사흘째 추모 발길 이어져 / 이인제·이정미·피우진 등 빈소 찾아 정부는 지난 23일 별세한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25일 추서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조문하지 않기로 했다. 김 전 총리 예우 차원에서 관례대로 훈장을 추서하되 통상적 의전절차에 해당하지 않는 대통령 조문은 하지 않는 것으로 매듭지은 것이다. 훈장 추서와 조문에 대한 논란이 일자 청와대가 조기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종필 전 국무총리 빈소에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하고 있다.
◆靑, 관례대로 JP 예우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 정례브리핑에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김 전 총리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이 김 장관에게 ‘유족들에게 예우를 갖춰 애도를 표하라’는 뜻을 전했다”며 “대통령 조문은 이것으로 갈음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 장관은 오후 김 전 총리의 빈소를 찾아 훈장을 추서했다. 김 장관은 이와 관련해 “관례에 따라 역대 총리를 지낸 분들은 추서를 했다”며 “정부를 책임졌던 총리의 역할만 해도 그 노고에 감사를 표시해왔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조문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취임하고 나서 조문을 간 적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를 통해 김 전 총리 예우 논란을 서둘러 진화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23일 빈소를 방문한 이낙연 총리의 발언이 발단이 됐다. 이 총리는 망자(亡者)에 대한 예우로 “훈장을 추서해 드리기로 정해졌다”며 “대통령의 동정에 대해 총리가 함부로 말하는 것은 옳지 않으나 (대통령도 문상) 오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조문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다.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문재인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화가 세워져 있다.
이후 5·16 군사정변 주역이자 인권을 탄압한 박정희 정권 2인자였던 김 전 총리에 대한 훈장 추서와 문 대통령의 조문이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코너에도 훈장 수여 취소는 물론 이 총리 책임을 추궁하라는 민원까지 다수 제기됐다.

김 전 총리 예우 문제가 진보 대 보수 논쟁으로 비화할 조짐이 일자 청와대는 이날 ‘훈장 ○, 대통령 조문 ×’로 결정을 내렸다. 전 총리에 대한 국민훈장 무궁화장은 전례가 분명한 관행인 만큼 수여하되 그 이상은 없다는 것이다. 정부포상 업무지침을 살펴보면 각 부처에서 후보자를 추천하면 행안부에서 적격성 등을 심사한 후 국무회의에 올리고, 총리가 이를 결재한 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재가하는 절차를 밟게 돼 있다.

일부에선 국민통합 차원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빈소를 찾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청와대에선 이미 한병도 정무수석이 빈소를 방문했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고인의 존재감만큼이나 그의 빈자리는 더 커 보일 것이며 우리는 오래도록 아쉬워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까지 낸 걸로 족하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 삶과 가치관 등을 감안하면 애초 조문할 가능성이 크지 않았는데 이 총리 언급이 문제를 키웠다는 비판도 청와대에선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경희대 재학 시절 유신독재에 항거하다가 구속돼 제적됐다. 또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에서 승리한 후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지 않았다. 또 2017년 1월 대선을 앞두고 출간한 ‘대한민국이 묻는다 - 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에선 김 전 총리를 “오래전 고인 물”로 평가하며 “JP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종필 전 국무총리 빈소에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빈소에 사흘째 추모행렬

김 전 총리 빈소에는 이날도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노태우 전 대통령 측근 손주환 전 공보처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쯤 빈소를 찾아 “노 전 대통령이 와병중이어서 직접 오지는 못하셨지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한때 JP와 충청권 맹주 자격을 놓고 다투었던 이인제 전 의원도 오전에 빈소를 찾았다. 밤 늦게 빈소를 방문한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서울시장 후보는 “한국정치에 큰 경종을 울리고 화합·통합 가치를 항상 말씀하셨다”며 “화합과 통합을 가슴에 새기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 정원식 전 총리, 이현재 전 경제부총리,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등도 조문했다.

박성준·유태영·이도형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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