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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살리려는 대표팀에 도 넘은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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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25 18:52:53 수정 : 2018-06-25 17:3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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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이어 가족 겨냥 악플 테러 / “사형시켜라” “국외 추방” 등 악성 청원·댓글 공격 버젓이
“장현수는 제발 사형시켜 주세요.” “김민우 선수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해 주세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이 2연패를 기록하면서 16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대표팀을 향한 비난이 도를 넘어섰다. 경기에서 부진한 선수들에 대해 ‘대표팀 퇴출’이나 ‘국외 추방’을 요구하는 청원까지 버젓이 청와대 게시판에 올려졌다.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표팀을 향한 악의적인 청원이 쇄도했다. 경기에서 부진한 선수들을 향한 ‘분풀이식’ 청원도 잇따랐다.

지난 19일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축구선수 장현수의 국가대표 영구제명 및 축구협회 비리 전수조사 청원합니다’는 제목의 글에는 현재까지 460여명이 참여했다. 장현수 선수는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태클 실수로 상대편에 결승골의 빌미를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청원자는 “국민들에게 굴욕감과 당혹스러움, 스트레스를 안긴 축구선수 장현수의 국가대표 영구제명을 청원한다”고 촉구했다. 이 밖에도 장 선수에 대해 ‘장현수 태형을 건의합니다’, ‘장현수는 제발 사형시켜 주세요’, ‘장현수 가족까지 대한민국에서 추방해 달라’ 등 수준 이하 내용도 있다. 

한국축구 대표팀 수비수 장현수(왼쪽)가 지난 24일 멕시코전에서 1-2로 패한 뒤 실수를 자책하며 눈물을 흘리자 손흥민이 위로하고 있다.
로스토프나도누=연합뉴스
선수들의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악의적인 댓글로 도배질됐다. 스웨덴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백태클로 페널티킥 결승골을 내준 김민우 선수의 SNS에는 “국가대표 자진사퇴해라”, “태극마크 달 자격이 있냐” 등의 악성 댓글이 달렸다. 장 선수와 김 선수는 네티즌 비난이 쇄도하자 개인 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경기 외적인 것을 놓고서도 공격이 이어진다. 조별리그에서 몇 차례 골을 막아낸 골키퍼 조현우 선수의 부인 이희영씨는 SNS에서 이씨나 아이를 비하하는 댓글에 시달렸다. 결국 이씨는 “아기에 대한 안 좋은 댓글들을 아기가 나중에 알게 되면 상처가 될 것 같다”며 계정을 삭제했다.

선수들을 향해 도를 넘어선 비난이 쇄도하자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한 인격모독, 그리고 청원을 빙자한 비난글을 올린 사람들 처벌해 주세요’라는 ‘맞불 청원’도 올려졌다. 청원자는 “정도가 지나친 청원은 두 선수에 대한 인격 모독이고 명예훼손이다”며 “해당 청원을 삭제하고, 마땅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분풀이식 악플 공격을 자제하고 성숙한 관중의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지호 경북대 교수(심리학)는 “월드컵에 기대감이 높았던 일부 네티즌이 경기 결과에 실망하자 비난할 대상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며 “인터넷 공간에서 말 한마디가 당사자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구성·김청윤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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