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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광화문광장 커진다는데… '차 없는 거리' 예견된 교통지옥

입력 : 2018-06-25 06:00:00 수정 : 2018-06-25 15:5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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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보다 우려 커지는 ‘서울시 2021 계획안’ / 세종대로 6차로로 축소 등 골자 / 주변 이면도로 교통체증 불가피 / 市는 버스 확충 등 원론적 대책만 / 전문가 “차량 우회시키는 전략 / 실제 통행량 줄일 수 있을지 의문”
2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차 없는 거리’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일요일인 24일 서울 광화문 일대. 평소 차가 쑥쑥 지나가던 곳이 이날만큼은 유독 느렸다. 특히 사직로에서 새문안로로 향하는 이면도로는 차량 흐름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차 없는 거리’ 행사로 세종대로가 통제된 탓이다. 왕복 2∼3차로의 이면도로로 차가 다니게 했지만 원래 편도 5차로의 교통량을 다 소화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평소 세종대로를 지나던 시내버스마저 이면도로를 지나는 통에 자가용과 대중교통은 내내 거북이 걸음이었다.

지난 4월부터 세종대로 주변에서 벌어지는 풍경이다. 서울시는 2013년부터 격주이던 세종대로 차 없는 거리를 지난 4월15일부터 매주 운영하고 있다. 매년 10월까지이고 7,8월 혹서기는 제외되지만 운전자들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광화문 인근 주민은 교통체증에 따른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사직로 주변 등에 위치한 주상복합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일요일에 차량을 몰고 나가기가 불편하고 시내버스를 이용하려고 해도 세종문화회관 앞 버스정류장이 폐쇄되어 먼 곳까지 걸어나가야 한다.

인근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장은 24일 “지금도 광장 차로를 통제할 때마다 이면도로에 차량이 몰려 주민 민원이 빗발친다”며 “앞으로 광장을 확장하면 지금보다 주민 불편이 더 심해질 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2021년 준공 목표로 서울시가 추진 중인 ‘새로운 광화문광장’으로 변모하면 교통 체증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광화문 광장 면적은 지금보다 3.7배 늘어나지만 세종대로는 10차로에서 6차로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차로가 줄어들면서 인접한 이면도로로 차량이 몰리기 때문에 주변 주민이나 상가 불편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가 발표한 계획안은 시민과 전문가로 구성된 ‘광화문포럼’의 구상안을 토대로 한 것이다. 포럼은 광장의 모든 차로를 지하화하고 광장을 넓히자고 제안했지만 광화문 인근 매장문화재와 지하철 노선 등을 고려하면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안이었다. 결국 서울시는 차로를 줄여 지상에 남기는 것으로 계획안을 변경했다.

서울시 계획은 현재 ‘T’자 형태의 직선 구간인 세종대로와 사직로를 ‘ㄷ’자 형태로 바꾸는 것이다. 차도가 좁아지고 우회로가 많아진 만큼 차량 흐름은 더뎌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 관계자도 “지금보다 차량 이동 속도가 10%가량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지금 서울시의 계획안은 광화문 일대의 통행을 불편하게 만들어 아예 차가 다른 곳으로 가도록 해서 차량 흐름을 우회시킨다는 전략이지만 실제 통행량을 줄일 수 있을지는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시는 교통대책으로 도심 교통 통행 분산, 대중교통 확충 등 원론적 방안만 내놓았을 뿐이다. 광화문포럼에 참여한 김영찬 서울시립대 교수(교통공학)는 “현재 계획안은 차도를 줄이는 것이라서 차량 통행이 불편해지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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