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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쇼트트랙 대표팀 "잊지 못할 4년…후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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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23 14:37:55 수정 : 2018-02-23 14:3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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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태 감독 "한국이 최강이라는 확신 심어준 올림픽"
계주서 넘어진 임효준 "열심히 했다는 점만 국민이 알아줬으면"
최민정 "2관왕도 솔직히 너무 만족"…세월호 스티커 질문에 김아랑 '눈물'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포함해 모두 6개의 메달을 수확한 쇼트트랙 태극전사들은 지난 4년간 피땀 흘리며 훈련했던 나날들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부딪히거나 넘어져 메달을 놓친 순간을 회상하면 아쉽기도 하지만 후회 없는 경기였다며 서로를 위로하고 축하했다.
평창동계올림픽 한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이 23일 강릉 올림픽파크 코리아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곽윤기, 김도겸, 서이라, 임효준, 황대헌.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23일 강릉 올림픽파크 코리아하우스에서 국내 취재진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총 2시간 동안 열린 회견에는 남녀 대표팀 10명과 김선태 감독, 박세우 코치도 자리했다.

대표팀은 전날 남자 500m, 여자 1,000m, 남자 5,000m 계주 결승전을 끝으로 평창올림픽 대장정을 마쳤다.

김선태 감독은 "지금까지 믿고 따라와 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지난 4년의 세월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남자 대표팀은 그동안 해결사 노릇을 할 에이스가 없다는 지적이 있었고 그게 사실이었다"면서도 "임효준과 황대헌 같은 경험 없는 선수들이 잘해줬다. 어려움은 있지만, 한국이 항상 최강을 지킬 수 있다는 확신을 준 올림픽"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평창동계올림픽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최민정이 23일 강릉 올림픽파크에 있는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잡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선태 감독, 박세우 코치, 김아랑, 김예진, 심석희, 이유빈, 최민정.
전날 여자 1,000m는 물론 남자 5,000m 계주에서도 선수들이 잇따라 넘어지며 '노메달'에 그친 만큼 이날 기자회견장 분위기는 무거운 편이었다.

남자 대표팀 맏형인 곽윤기(고양시청)는 한국이 계주에서 3회 연속 금메달을 따지 못한 데 대해 "평창에서의 아쉬움 때문에 다음 올림픽에도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확실히 들었다. 3전 4기 하겠다"고 다짐했다.

남자 1,500m에서 금메달, 500m에서 동메달을 따낸 임효준(한국체대)은 아직도 전날 계주 경기에서 자신이 넘어진 데 대해 미안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내 실수로 마지막에 다 같이 웃지 못해 너무 속상하고 미안하다"며 "결과는 안 좋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해왔다는 점을 국민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배들이 왜 '올림픽, 올림픽' 했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면서 "너무 힘들다. 올 시즌이 끝나면 몇 달 정도 여행도 가고 쉬고 싶다"고 했다.

남자 1,0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서이라(화성시청)는 "긴 인생의 짧은 한순간이었다. 나머지 시간을 마저 즐기겠다"며 "무엇보다 햄버거와 부대찌개 그리고 라면이 너무 먹고 싶다"며 아이처럼 웃었다.

그는 기자회견 도중 김 감독의 즉흥적인 요청에 일어서서 2015년에 자신이 직접 만든 랩을 열창하기도 했다.
평창동계올림픽 한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서이라가 23일 강릉 올림픽파크에 있는 코리아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하던중 즉석에서 랩을 선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곽윤기, 김도겸, 서이라.

남자 대표팀 막내이자 500m 은메달리스트인 황대헌(부흥고)은 "(주 종목인데도 노메달에 그친) 1,000m와 1,500m 경기가 너무 아쉬웠다"고 회상하면서 "계주도 아쉬움이 남지만 어쨌든 모두 함께 뭉쳐서 연습했던 것만큼은 1등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여자 대표팀 기자회견에서는 쌍두마차로 불리던 최민정(성남시청)과 심석희(한국체대)에 관심이 집중됐다.

전날 여자 1,000m 결승전에서 둘이 한데 엉켜 넘어지는 바람에 사상 처음으로 이 종목에서 노메달을 기록한 만큼 전략 실패가 아니냐는 공격적인 질문도 있었다.

최민정은 "마지막에 넘어지면서 그렇게 끝나긴 했지만 아쉬움보다는 오히려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며 "어차피 변수가 많은 종목이어서 특별히 아쉬운 점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제 기존 경기를 보고 4관왕 기대도 해주셨지만 저는 2관왕 달성도 솔직히 너무 만족한다"며 "다만 그 기대에 보답을 못 한 점은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심석희는 앞서 1,500m 개인전에서 넘어져 결승진출에 실패했던 게 가장 아쉽다고 했다.

그는 "1,500m 경기는 사실 생각지도 못한 일이어서 많이 허망했다"며 "이후에도 힘들었는데 많은 분이 응원해준다는 걸 깨닫고 나니 저절로 내 표정도 밝아지게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최민정은 심석희와 사이가 안 좋다는 소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최민정은 "나라를 대표해서 같은 꿈을 이루려고 가는 사람들한테 사이가 안 좋다고 말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고 불쾌해 하며 "서운한 게 있으면 언니와 늘 이야기해왔다"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김아랑(왼쪽)이 23일 강릉 올림픽파크에 있는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리본 질문을 받고 눈물을 흘리며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예진.

한편, 대표팀 맏언니인 김아랑은 헬멧에 세월호 리본 스티커를 달아 논란이 됐던 일에 대해 질문을 받자 울음을 터트리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김아랑은 "리본 스티커를 단 것이 화제가 될 줄은 몰랐었다"며 "관련 질문이 나오면 대답하기 곤란하다고 했지만, 이것만큼은 꼭 말하고 싶다. 내 헬멧 리본을 보고는 팽목항에 계신 분들한테서 고맙다고 연락이 왔었다. 그 한 마디가 내게 너무 큰 위로가 됐다"며 눈물을 닦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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