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함께하는세상] 자조모임 통한 다문화 자존감 향상

관련이슈 다문화 칼럼 함께하는 세상 , 오피니언 최신(구)

입력 : 2018-01-31 22:25:27 수정 : 2018-02-03 14:20:4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일반적으로 다문화인에 관한 의식조사에서 가장 많이 지적되는 것이 정체성 혼란과 자존감의 결여 현상이다.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와 문화적 충격에서 야기되는 정체성의 혼란은 지극히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이 함께 수반되는 것이 자존감 결여 현상이다.

실제로 다문화가정의 결혼이주여성이나 자녀에게 있어 자존감의 결여는 흔히 목도된다. 우선 사회 적응에 가장 저해되는 것이 언어 장애이다. 결혼이주여성의 경우 정주민과의 대화뿐만 아니라 가족 간의 의사소통에도 오해가 발생할 소지가 많다. 자녀의 경우 모국어에 익숙한 외국인 부모와의 대화에 오히려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로 인해 부모를 무시하는 경우마저 발생하다 보면 부모와 자녀의 자존감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다문화가정 학생의 경우 학교나 친구에게 피부색이 다르고 말이 어눌하다는 이유로 왕따를 겪게 되며 자존감 하락은 물론 대인 기피증으로 인해 집 밖 출입을 거부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노동이주자의 경우 부부가 함께 국내 이주를 통해 일정기간 경제활동 후 목표가 달성되면 자신의 모국으로 돌아갈 계획이지만, 한국에서 출생하여 한국의 소비문화에 익숙해진 자녀의 경우 모국으로 돌아가길 거부한다. 상대적으로 소비문화가 뒤떨어진 모국으로 돌아갈 경우 또 다른 어려움을 겪게 되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나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에서는 다문화가정의 자존감 결여에 관한 대안 마련의 일환으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건강한 가정, 행복한 가족’과 같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캠프를 실시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광주에서는 ‘미스아시아어워즈’라는 이름으로 미인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각국의 후보자들을 초청하여 전통의상을 입고 춤을 추게 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자존감이란 상업성을 전제로 한 보여주기식으로나 외부 지향성 위주의 인위적 행사로 형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선 자신의 관심과 취향을 전제로 해야 한다. 평상시 자신이 그 분야에 관해 관심을 갖고 있어야 하며 자신의 취향과도 맞아야 한다.

이길연 다문화평화학회 회장
최근 다문화신문을 만들며 관심 있는 다문화가족을 참여시키고 있는 단체가 있다. 지방의 한 다문화센터에서는 바둑교실을 개강하고 다문화여성들과 어린이들에게 여가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역 특색에 맞게 사물놀이와 같은 전통문화에 다문화인을 참여시켜 특성화하고 있다. 다문화합창단이나 다문화어린이합창단을 결성해 모국의 다양한 노래를 소화해 인근 행사에 단골로 초청받아 참여하는 등 지역 단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위를 차지하기도 한다.

특히 출신 국가의 자조모임을 통해 모국의 이중언어나 전통문화, 전통놀이를 익히고 이를 자녀에게 전수하는 것 역시 다문화가정 내 자존감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최근 한 문학단체에서는 다문화가정만을 대상으로 다문화체험수기를 공모해 다문화작가를 양산하겠다는 신년계획을 밝히고 있다. 자존감이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독자적인 분야나 특장을 살려나갈 때 자발적으로 형성될 수 있는 것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듯이 말이다.

이길연 다문화평화학회 회장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