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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은 끝났다" 지리산으로 떠나는 박인용 안전처 장관

입력 : 2017-07-23 10:02:17 수정 : 2017-07-23 10: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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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8개월 임기 마치고 퇴임 앞둬…비상대기 하느라 분당 집도 못가
"내 일은 끝났다. 난 산으로 간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이 이번 주중 공식 업무를 마치고 퇴임한다. 2014년 12월 국민안전처 초대 장관으로 부임한 지 2년 8개월 만이다.

'세월호 참사' 부실 대응으로 해체된 해경과 소방청을 흡수해 만들어진 안전처의 역할을 두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국가 재난안전 컨트롤타워라는 '별칭'이 있었지만, 소방과 해경 위에 올라선 '옥상옥'이라는 시선도 없지 않았다.

엇갈린 평가 속에 시대적 소임을 다한 안전처의 처음이자 마지막 수장으로서 박 장관의 속은 다분히 복잡할 것이라고 짐작할 뿐이다.

23일 안전처에 따르면 경기 성남 분당에 집이 있는 박 장관은 임기 내내 '가출' 상태였다고 한다. 안전처라는 부처 성격이 비상사태 시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 탓에 주말에도 정부청사 주변 숙소에 줄곧 머무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부처의 수장이다 보니 차로 1시간 정도 거리의 분당 집에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었던 것이다.

안전처가 개청했을 당시에는 정부에서 숙소를 제공하지 않았던 탓에 정부서울청사 맞은편 '서촌'에 본인 돈으로 방을 얻어 '홀로살이'를 했다고 한다.

안전처 관계자는 "박 장관은 언제나 비상대기 상태에 있다 보니 한 번도 편하게 집에 가지를 못했다"며 "육체적, 심적으로 피로가 누적된 거 같더라"고 전했다.

박 장관은 그간 안전이나 재난 방지에 들어가는 돈을 '비용'으로 보지 말고 '투자'로 생각해야 한다는 지론을 펴온 것으로 유명하다.

정부의 안전 관련 예산은 전체 예산의 1%도 안 되는 실정이다. 하지만, 매년 태풍 피해 복구에 들어가는 비용만 따져도 손실액의 4∼7배에 달한다. 재난 대비에 충분한 '투자'가 이뤄진다면 수천억, 수백억 원의 복구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해군 4성 장군 출신인 박 장관은 퇴임하는 날 바로 지리산으로 떠난다. 바다에서 40년 가까이 보낸 '마도로스'가 '인생 제2막'을 산에서 시작한다는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그는 사실상 안전처 해체가 결정된 뒤로 퇴임 후 지리산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뜻을 주변에 밝히면서 "물은 충분히 봤다"라는 말을 해왔다고 한다.

해군으로 있는 동안 바다와 함께했으니 이제는 산에서 남은 시간을 조용히 보내고 싶다는 뜻이 아니겠느냐는 게 주변의 해석이다.

박 장관은 지리산이 있는 경남 함안에 '작은 오두막'을 골라 숙소로 준비해둔 것으로 전해졌다.

안전처의 다른 관계자는 "장관을 그만두게 되면 조용한 곳에서 독서와 사색 등을 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혀왔다"며 "지리산에서 며칠이 아니라 최소 몇 개월간 머물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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