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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아리랑’ 다문화 찬가로 승화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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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14 21:13:07 수정 : 2017-06-15 09: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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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형태 예술 장르 통해 확대 재생산 / 결혼이주여성에게도 의미 있는 노래로
아리랑은 한민족의 가장 대표적인 서정민요이다. 임과의 별리(別離)를 승화한 서정성이 내포되어 있다. 이는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다.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따라 부를 수 있는 전통민요이다. 외국에 나가 환영식장에서 혹시 아리랑 멜로디라도 흘러나오면 가슴 저변에서부터 올라오는 뜨거운 감정에 눈시울이 불거지기도 한다. 그만큼 한민족 구성원에게는 보편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사랑을 받고 있다.

아리랑이란 제목으로 전승되는 민요는 대략 60여종, 3600여곡에 달하고 있다. 이들 대다수의 노래는 특정한 저자가 존재하는 것이 아닌, 민족의 역사적 흐름에 따라 일반 민중의 정서가 적층적(積層的)으로 형성된 작품이다. 그동안 지역적, 역사적, 장르적 특성에 따라 끊임없는 변주, 변용되어 발전했던 것이다. 아리랑은 영화, 드라마, 뮤지컬, 나아가 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예술 장르를 통해 확대 재생산되었다.

이길연 다문화평화학회 회장
아리랑은 해외에도 널리 전파되어 세계 어디에서든 한국인 사이에는 모국 문화의 탯줄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 일본·중국·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등으로 분산된 이주자들에게는 나라 잃은 애환과 더불어 심금을 울리게 하는 정서로 말미암아 서로 소통하고 망국민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하였다. 우리 한민족이 처한 고난의 시기에 자긍심을 일깨워 주고 정체성을 확립해 주었으며 어려움을 극복할 민족적 혼으로 작용하였던 것이다. 특히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아리랑은 강원도의 ‘정선아리랑’, 호남지역의 ‘진도아리랑’, 경상남도 일원의 ‘밀양아리랑’ 등으로, 이는 널리 애창되었다.

아리랑은 사랑 노래이다. 임과의 이별을 절절한 심정으로 토로하고 있다. 수많은 종류의 아리랑에 내재된 기본 정서는 결국 임과의 별리를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아리랑의 근간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로, 떠나는 임에 관한 회한이다. 회한은 아직도 지울 수 없는 그리움과 간구함의 또 다른 표현이다. 이와 같은 심리적 저변에는 낭군을 찾아 길을 나서겠다는 간절함이 내포되어 있다.

이 노래의 기본구조는 서두 부분의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라는 여음(餘音)과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이라는 의미전달의 가사 체계로 이뤄진다. 아리랑은 순수 우리(동이족)의 언어이다. ‘아리’, ‘아라리’, ‘아라성’은 일종의 타령으로, 단순한 가사 속에서 묻어나오는 복잡하고 절절한 사연이 담겨 있는 것으로, 결국 우리의 소리인 것이다.

이를 구태여 ‘아(我) 리(里) 랑(郞)’이란 의미로 바꾸어 ‘나는 마을(이웃)로 낭군(남편)을 찾아간다’는 유권해석을 한다면 혹시 아전인수(我田引水)격이라 손가락질 받을 일은 아닌가 되뇌어 본다.

우리나라는 이제 명실공히 다문화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결혼이민자는 물론 노동이주자로 국내에 유입되었다 할지라도 그들은 한국에 뿌리내린 채 정착해 살아가고 있다. 2016년 지난해 한 해만 성사된 국제결혼은 2만600건에 달한다. 그 가운데 한국인 남자와 외국인 여성이 결혼한 숫자가 1만4800건으로, 외국에서 남편을 찾아온 여성이 많음을 의미한다.

아리랑이란 우리의 대표적 전통민요가 이제는 결혼이주여성인 다문화가족에게는 의미 있는 노래가 되고 있다. 이제 한민족이란 제한적인 국수적 범주를 벗어나 세계인이 애창하는 노래가 되기를 소망한다.

이길연 다문화평화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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