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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목소리를 국회로] 18대 국회 청원 분석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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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1-03 10:51:33 수정 : 2011-01-03 10: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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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검토대상”… 논의 안해
60%가 국회 업무와 관련…‘청소년 금연법’ 40만명 최다
2008년 5월 출범한 18대 국회의 4년 임기 절반을 훨씬 넘긴 지난해 12월31일 현재 국회에 제출된 청원은 모두 185건에 이른다. 이 중 153건이 아직껏 처리되지 못한 채 국회의원들 책상에 수북이 쌓여 있다. 2일 본지가 국회 의안정보 시스템과 해당 의원실 등을 통해 청원인 신분과 청원 내용 등을 확인한 결과 185건의 청원 중 111건(60%)이 법률안 제정·개정·반대·폐기, 국정감사, 특별검사 임명 등 국회 업무와 관련한 것이었다. 나머지는 기념일 제정이나 보상, 지역민원 해결 등을 요구하는 행정과 관련된 것이다.

헌법과 청원법, 국회법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은 재판에 간섭하는 것이나 국가원수를 모욕하는 것, 국가기관을 모독하거나 타인을 모해하는 것을 제외하고 어느 것이든 국회에 청원할 수 있다. 법안 제정·개정·폐지에 관한 사항이나 시정·지원·단속·처벌 등 행정 사항, 토지수용·가옥철거 등 보상 사항, 인허가 사항, 조세 사항 등이 모두 대상이다. 다만 반드시 국회의원 1명 이상의 소개가 있어야 한다.

청원제도를 이용한 사람은 개인보다 단체 소속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국민들이 청원을 쉽게 이용하는 데 적잖은 걸림돌이 있다는 뜻이다. 18대 국회에 1명이 청원한 사례는 44건(23.8%)에 그쳤는데, 이 중 ‘소개 국회의원’ 측이 청원인 신분을 모르는 경우를 제외한 42건 중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 다른 단체 소속이 아닌 순수한 개인은 고작 7명이었다.

전체 185건 중 169건의 청원인은 시민단체, 기타 단체, 재건축조합, 마을 주민회, 각종 협회, 종교단체 등 명의이거나 소속원이다. 6건은 청원인이 누구인지 전혀 파악할 수 없었다. 해당 의원실 측은 “청원을 담당한 보좌관 등이 바뀌면 누가 청원했는지 솔직히 알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단체 명의 청원 중 사회적 활동이 왕성한 시민단체나 지난해 행정안전부 비영리 민간단체에 포함돼 국가 지원금을 받은 공익성 단체의 청원은 22곳에 그쳤다. 나머지는 재건축조합이나 주민연합체 등 자기네 이익이나 목적을 관철하기 위한 상조단체 성격이거나 이익단체들이다. 이 단체들은 개인 명의보다 다수가 참여한 청원이 국회의원에게 더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봐서 연대해 청원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많은 청원인이 참여한 안건은 지난해 12월21일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실에 제기된 ‘청소년 건강 보호를 위한 청소년 금연법 제정 청원’으로, 전국학교운영위원총연합회 학부모 등 40만1258명이 서명했다.

청원인은 ‘소개 의원’으로 자기 지역구 의원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정보 공개 청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청원인 주소와 소개 의원 지역구가 일치하는 경우가 58건(31.4%)이었다.

‘소개 의원’이 많은 청원으로는 2008년 8월 제기된 ‘독도의 날 제정 청원’과 ‘경교장 복원 청원’을 들 수 있다. 각각 국회의원의 4분의 1이 넘는 78명, 83명이 ‘소개 의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두 청원건도 지난해 12월31일 현재 각각 767일, 855일째 처리되지 않고 있다. 청원은 규정상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상정 후 90일 이내 처리되어야 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미영 정치입법팀 부장은 “국회의원들에게 청원은 단지 검토 대상 중 하나이거나 특정 단체 의견쯤으로 여겨지는 탓에 의원 법안처럼 신중하게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건팀 societ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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